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송정한)은 국내 최초로 'ERAS 센터'를 정식 조직으로 직제화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다수 병원이 수술 후 회복 향상(ERAS) 프로그램을 진료과별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분당서울대병원은 수술 후 조기 회복을 전담하는 전문 센터를 설치하고 전담 인력을 배치해 다학제·환자 중심의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ERAS는 1990년대 유럽에서 시작된 '패스트트랙 수술(Fast-track surgery)' 개념에서 발전한 프로그램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수술 전·중·후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령 환자와 복합 질환자가 늘어나는 의료 환경에서 수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장시간 금식과 침상 안정, 마약성 진통제 위주의 수술 관리에서 벗어나 수술 전 금식 최소화(탄수화물 음료 섭취), 다중 진통 전략, 조기 보행 등을 통해 수술 스트레스를 줄이고 회복을 앞당기는 것이 핵심이다. 수술·마취·간호·영양·약제 등 다학제 팀이 협력해 모든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ERAS 센터 개설에 앞서 관련 임상 성과를 축적해 왔다. 2018년 조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 ERAS 적용군의 회복 시간이 기존 치료군보다 15시간(12%) 단축됐고,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비만대사 수술 관찰연구(54명)에서도 퇴원 결정까지의 시간이 10시간 줄었으며, 정형외과 슬관절 수술에도 ERAS 프로토콜을 지속 적용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ERAS 센터는 병원의 정식 조직으로 운영되며, 전담 코디네이터가 수술 전·중·후 통합 관리와 핵심성과지표(KPI) 관리를 맡는다. 외과와 비뇨의학과를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국내외 협력 교육 프로그램과 다학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병원은 향후 ERAS 센터를 수술 전후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관리 허브(Perioperative Management Hub)'로 발전시킨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통합 다학제 마취 전 평가, 수술 전후 영양지원, 무수혈 관리, 수술 전 체력 강화와 수술 후 재활을 연계해 수술 관련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구본욱 ERAS 센터장은 “ERAS 센터 개설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환자 중심 진료를 구현하기 위한 혁신적 시도”라며 “다학제 협력을 통해 환자들이 더 빠르고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치료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