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먹거리·생필품 제조 업체에 1785억 추징…설 앞두고 14곳 추가 조사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 (사진=국세청)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 (사진=국세청)

국세청이 먹거리 독과점 업체 등에 대한 1~3차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4차 조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국세청은 1차 세무조사 종결 결과 1785억원을 추징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2026년 1월까지 3차에 걸쳐 진행된 물가안정 세무조사 결과다.

특히 먹거리와 관련된 독과점 업체 3곳에서만 약 1500억원을 추징했다. 이는 전체 추징세액의 약 85% 수준이다. 주류 제조 업체에서 약 1000억원, 라면 제조 업체에서 약 300억원, 아이스크림 가공 업체에서 약 200억원을 추징했다.

주류 제조 업체가 판매점에 지급한 리베이트는 약 1100억원, 특수관계법인에 지급한 구매대행 수수료는 450억원 이상이다. 아이스크림 가공 업체는 특수관계법인에 물류비로 250억원 이상을 지급했다. 국세청은 이같은 물류 비용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식품 제조 업체 외에도 장례업체의 경우 이용료를 인상하면서도 인건비·수수료 등을 거짓 신고한 사실이 적발됐다. 5년간 1년 매출의 약 97%에 해당하는 금액을 탈루했다.

국세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4차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대상은 가격담합 등 독과점 가공식품 제조업체, 농축산물 유통업체, 생필품 제조업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등 14곳이다.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5000억원에 이른다.

4차 조사에는 최근 검찰이 담합 혐의로 기소한 밀가루 가공업체와 할당관세 혜택을 받은 농산물 유통업체도 포함됐다.

밀가루 가공업체는 제조사 간 사전 모의를 통해 3년간 가격과 출하량을 담합하고 제품 가격을 44.5% 인상했다. 거짓 계산서를 주고받아 원재료 매입단가를 조작하고 사주 일가 인건비를 과다 지급하는 방식으로 담합 이익을 축소했다.

청과물 유통업체는 할당관세 혜택으로 과일을 8% 낮은 가격에 매입하고도 판매가격은 4.6%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안정을 위해 부여된 할당관세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특수관계법인에 유통비를 과다 지급해 세금을 줄이고, 이를 근거로 판매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원재료비·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외식 가격을 인상했다. 가맹지역본부로부터 받은 로열티와 광고분담금을 신고하지 않고, 실제 근무하지 않는 사주 배우자·자녀에게 수십억원의 급여를 지급해 이익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가격 담합이나 독과점 구조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면서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생활물가 밀접 업종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증하겠다”며 “물가 안정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