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李대통령 오찬 직전 불참 선언…“등 뒤에 칼 숨기고 악수 못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에 불참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에 불참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을 한 시간을 앞두고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무리 봐도 오늘 오찬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두 분이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한 손으로는 등 뒤에 칼을 숨기고,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것에 대해서 응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어제 오전 오찬 회동 제안을 받았다”며 “시기, 형식, 의제상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었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을 함께 논하자는 제안에 즉각 수용하겠다는 답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오찬 불참 배경에 대해선 전날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법률과 대법관을 증원하는 법률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점을 문제로 삼았다.

장 대표는 “한두 번이 아니다. 대통령과 오찬이 잡히면 반드시 그날이나 그 전날에는 이런 무도한 일들이 벌어졌다”며 “우연도 겹치면 필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말 청와대가 법사위에서 그렇게 법을 강행 처리할 것을 몰랐다면 정 대표에게 묻겠다”며 “정 대표는 진정 이 대통령의 엑스맨이냐. 정 대표는 특검 추천도 마찬가지고 여러 가지 문제에 있어서 대통령의 엑스맨을 자처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는 최근 민주당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재판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변호했던 인사를 추천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질타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또 “이번 오찬 회동이 잡힌 다음에 이런 악법들을 통과시킨 것도 이재명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것인지 묻겠다”며 “이러고도 제1야당 대표와 오찬을 하자고 하는 것은 밥상에 모래알로 지은 밥을 내놓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민생을 논하자고 하면서 모래알로 지은 밥을 씹어먹으러 제가 청와대에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정 대표는 오늘 오찬 취소가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하시는데, 그러면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불러 오찬 회동을 하자고 한 직후 그런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은 진정 예의 있는 행동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건 야당 대표와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민심을 우습게 아는 처사”라고 거듭 비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