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86〉 [AC협회장 주간록 96] 코스닥 시장, 코스피 2부리그 아닌 '프런티어 시장'으로 재정립해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05/news-p.v1.20251105.d8402621359c4609a5d16f807937a320_P3.jpg)
지금의 코스닥 시장은 애초에 설계된 목적과 달리, 코스피의 하위 시장처럼 인식되고 있다. 스타트업과 기술 기반 벤처기업을 위한 성장 자본시장으로 탄생한 코스닥은 이제는 '2부 리그'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혁신을 지원하는 독립 시장이 아니라 코스피 상장 전 거쳐가는 징검다리로 취급되거나 유동성 부족과 규제 리스크 불확실성이 더해진 불안정한 시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인식 문제가 아니다. 거래소 운영 구조상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일한 체계 내에서 관리되면서 시장 간 자율성과 정체성이 흐려졌다. 실제로 기술 기업 중에서도 일정 이상 자산과 이익이 확보된 기업은 코스피로 직행하고, 코스닥 상장 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면 코스피 이전상장을 택한다. 그 결과, 코스닥은 매력적인 기업들이 계속 빠져나가는 '인큐베이터'로 기능할 뿐, 독자적인 종착점 시장으로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셀트리온, 포스코퓨처엠 등의 코스피 이전상장이다. 이러한 상장은 해당 기업 입장에선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코스닥 경쟁력을 끊임없이 침식하는 구조다.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낮은 유동성, 높은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한 정책 리스크 시장으로 비춰진다. 결국 장기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개인 투자자의 단기 투기 시장으로 전락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코스닥 시장을 '프런티어 시장'으로 명확히 재정립할 때다. 단순히 코스피의 보조적 시장이 아니라, 기술·ESG·딥테크 등 미래 신산업 중심 전용 시장으로서 브랜딩과 제도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영 주체 분리 또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별도 코스닥 상장위원회 신설 등 자율성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거래소 내부 상장 심사 및 관리 기능도 양 시장에 맞게 분리하고, 심사 기준 역시 코스닥 특성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나스닥은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영리기업이며, 고위험·고성장 기업 상장과 육성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그로스(Growth)' 시장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신생 혁신기업 중심 시장 활성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이들 사례 핵심은 바로 '시장 정체성 확립'이다. 코스닥 역시 더 이상 코스피 그림자에 머물러선 안 된다.
코스닥이 진정한 혁신 자본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기반 기업에 맞는 상장유지 요건, 기업의 장기 비전을 반영한 공시체계 그리고 유동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관 투자자 중심 펀드 유입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공공 모험자본뿐 아니라 민간 자본 시장 진입을 위한 신뢰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 단순히 상장 요건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그 시장에 진입할 유인과 잔류할 명분을 설계하는 일이 먼저다.
코스닥은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가 엑시트(exit)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가장 유효한 무대다. 이 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창업-성장-회수-재도전 고리는 완성되지 않는다. 이제는 2부리그가 아닌 기술기업의 1군 리그로서 코스닥 재정의를 요구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일이, 바로 우리 생태계 전체를 되살리는 일이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