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겨울을 견딘 나무가 마침내 꽃을 피우듯, 전 세계 프롭테크 업계가 수년간의 투자 의존적 성장기를 지나 결실의 계절을 맞고 있다. 직방, 오늘의집, 패스트파이브 등 국내 프롭테크부터 미국 컴퍼스(Compass), 일본 GA 테크놀로지스(GA Technologies)에 이르기까지 주요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흑자 전환의 깃발을 꽂으며 업계 전체가 '지속가능한 수익성'이라는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전 세계 부동산 기술 생태계가 성숙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분수령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동일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어 이번 전환의 글로벌적 성격을 입증한다. 미국 컴퍼스는 2024년 2분기 창립 후 첫 GAAP 순이익 2070만달러를 달성하며 분기 매출 17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5.13% 확대와 함께 전국 부동산 거래량 감소 상황에서도 11.4% 성장을 보였다. 일본 GA 테크놀로지스는 2024년 회계연도 연결매출 1898억엔, 영업이익 40억엔으로 안정적 흑자 기조를 확립했다. 이처럼 주요 시장에서 동시적으로 나타나는 수익성 개선은 프롭테크 산업의 구조적 성숙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첫째,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 혁신이다. 단순 중개나 플랫폼 수수료 의존에서 벗어나 고마진 부가서비스로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직방의 스마트홈 솔루션, 오늘의집의 시공 서비스, 패스트파이브의 정보기술(IT) 컨설팅이 대표적이다.
둘째, 데이터와 AI로 대표되는 기술 중심의 운영 효율화다. GA 테크놀로지스는 인공지능(AI)·기업자동화(RPA) 기술로 재고 회전 기간을 23일로 단축했다. 이는 업계 평균의 13분의 1 수준이다. 컴퍼스는 차세대 AI 어시스턴트로 에이전트 업무를 자동화했다.
셋째, 우호적 시장 환경의 조성이다. 2024년 기존 주택 판매가 471만건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고, 전용 프롭테크 펀드 투자도 11억달러로 32.5% 늘었다. 이 세 요소의 결합이 업계 전반의 수익성 혁신을 가능케 했다.
이번 흑자 전환은 프롭테크가 투자 의존적 성장에서 자립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성숙 산업으로 진화했음을 증명한다. 과거 '유니콘 기업' 타이틀에만 매달리던 시기를 지나 실질적 가치 창출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 극대화, 인테리어 분야의 콘텐츠 마케팅과 커뮤니티 기반 모델, 공유오피스의 다각화 전략 등 사업모델별 차별화된 성공 전략도 확립됐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과 동시적으로 수익성을 달성한 점은 우리 프롭테크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영 역량이 세계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프롭테크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 혁신과 데이터 활용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혁신적 서비스가 기존 규제 체계와 충돌하지 않도록 유연한 규제 샌드박스 확대가 필요하며, 부동산 공공데이터의 개방 확대와 표준화를 통해 민간 기업들의 서비스 고도화를 지원해야 한다. 민관 협력을 통한 체계적 지원이 한국을 글로벌 프롭테크 선도국가로 도약시키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2024~2025년 프롭테크 업계의 연쇄적 흑자 전환은 업계 발전사의 선명한 분기점이다.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 이들 기업들은 AI, 지속가능성, 스마트 빌딩 기술을 중심으로 한 추가 혁신과 글로벌 확장을 통해 지속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씨앗에서 새싹이 돋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듯, 프롭테크 산업도 이제 진정한 수확의 계절을 맞이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프롭테크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지금, 이 기회를 확대해 나갈 때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벤처기업협회 스타트업위원회장 ceo@rsqu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