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AI 전환 기초체력 강화…'안정성·보안' 체질개선

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 당시 서울의 한 구청 무인민원발급기에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 당시 서울의 한 구청 무인민원발급기에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25일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국가 총력전의 일환으로 기술 혁신부터 인프라 안전까지 아우르는 '범국가 AI 대전환' 구체 전략을 의결했다. 국가 AI 전략의 중장기 청사진인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을 최종 확정하는 동시에,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핵심 동력인 공공 인프라와 보안 체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국정자원 대전센터 폐쇄…공공 시스템 전략적 재배치

위원회는 이날 발표를 통해 지난해 화재로 설비 및 안전 관리 측면에서 부실이 드러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센터를 2030년 폐쇄한다고 밝혔다. KT 연구소 건물을 임차해 사용 중인 대전센터는 이미 수용 용량과 재해 대응 능력 면에서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관련 시스템을 국정자원 공주·대구센터와 민간 클라우드 등으로 재배치하고 관리 체계를 전면 쇄신한다.

현재 대전센터 내 시스템 중 일부는 이미 대구센터 등으로 이전된 상태이며, 정부는 올해 정보화전략계획(ISP)을 통해 세부 이관 및 재배치 로드맵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공공 자원 관리 거버넌스를 민간 기반으로 전환하는 'AI 네이티브' 전략을 본격화한다. 데이터 중요도에 따라 기밀(C등급) 데이터는 정부 데이터센터가 전담한다는 방침 아래 대전에 폐쇄되는 기존 센터를 대체할 새로운 데이터센터 2개를 구축해 주 센터로 활용한다. 민감(S등급), 공개(O등급) 데이터는 민간 클라우드 등으로 이관해 자원 효율성을 높인다.

◇등급별 DR 의무화…1등급 장애 발생 1시간 내 복구

재해복구체계(DR) 역시 중요도에 따라 시스템을 A1부터 A4까지 네 단계로 분류하고 구체적인 복구 목표 시간(RTO)을 규정하며 대폭 강화했다. 국가 핵심 시스템인 A1 등급은 실시간에서 1시간 이내 복구를 목표로 두 곳 이상의 데이터센터가 동시에 가동되는 '액티브-액티브 DR' 구축을 의무화한다. 대국민 필수 시스템인 A2 등급은 3~12시간 이내 복구가 가능한 '액티브-스탠바이' 방식을, 행정 중요도가 높은 A3 등급은 1~5일 이내 복구하는 '스토리지 DR'을 적용하며, 일반 시스템(A4)은 다른 곳에 백업(소산 백업)해 데이터 유실을 방지한다. 이는 재난 발생 시에도 행정 서비스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 마지노선'을 제도화한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앞서 정보시스템 운영시설의 재난 대응력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자원 통합기준' 고시 개정안을 제정하고 안전 기준을 대폭 상향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지난해 국정자원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무정전전원장치(UPS)와 축전지 관련 안전 기준을 정보시스템 1~4등급 전 등급에 대해 '필수' 사항으로 격상한 점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모든 행정시스템 내 UPS는 전산장비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내화벽으로 구분된 별도의 공간에 배치해야 한다. 특히 화재 위험이 큰 리튬이온 배터리 등 축전지는 내화벽과 방화문으로 차단된 별도의 축전지실에 전산장비 및 UPS와 분리해 설치해야 하며, 종류에 따른 이격 거리 확보도 의무화됐다. 대상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부터 각급 기관 건물 내 소규모 서버실까지 공공 시스템을 운영하는 모든 시설을 포함한다.

◇정보 시스템 거버넌스 일원화…컨트롤 타워 구축

인프라 변화를 뒷받침할 거버넌스는 기술 전문성을 갖춘 혁신 조직으로 탈바꿈한다. 과학기술부총리 산하에 행정안전부 등이 참여하는 'AI 정부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추진단(가칭)'을 신설해 공공 시스템 구축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는 예산, 운영, 보안 표준이 분리돼 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영국의 정부디지털청(GDS)과 같이 통합적이고 일관적인 추진 체계를 갖추려는 조치다.

정재웅 AI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TF 리더(아토리서치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 정보 시스템의 예산, 구축·운영, 보안을 포함한 표준 관련 권한이 다 분리돼 있다”면서 “이를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해 일관적 추진 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리더는 “통합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거버넌스 혁신안을 마련했고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라면서 “AI 정보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추진단이 구축되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시스템 유형별 복구 목표 시간 및 DR 구현방식(안) >
< 시스템 유형별 복구 목표 시간 및 DR 구현방식(안) >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