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산업단지 AI 대전환을 위한 미래 인프라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 2026을 찾았다. 본래 B2C 중심이던 MWC의 올해 화두는 'AI 네이티브 통신망'이었다. 인공지능(AI)이 통신 자원을 스스로 배분하는 AI-RAN과 공장의 제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판단하는 서비스, 그리고 AI 에이전트끼리 협업하는 지능형 통신망 등 스마트팩토리를 겨냥한 B2B 분야가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통신망은 단순한 데이터 연결 수단이 아닌 거대한 AI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래 인프라가 가장 필요한 곳이 바로 제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다.

그동안 산단에서 만났던 기업인들은 AI 전환(AX)과 관련해 두 가지 어려움을 토로했다.

먼저 데이터 수집·분석을 위한 컴퓨팅 비용, AI 활용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AI 도입을 망설이는 경우였다. 둘째는 자율이동로봇, 무선 센서 등 제조 혁신을 위한 핵심 설비를 구비하고도 이를 뒷받침할 통신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개별 기업이 자체적으로 전용망을 구축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중소기업은 더욱 그렇다. 여기에 공통적으로 인력난, 다품종·소량화 수요와 공급망 리스크까지 겹치며 현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손을 맞잡았다. 개별 공장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망이 아닌 기업이 밀집한 산단에 초고속·초저지연 통신을 구현하는 5G 특화망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장을 위한 AI 클라우드 서비스 실증사업도 병행한다. 우선 올해 시범산단을 선정해 운영체계를 검증하고 향후 전국 산단으로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특화망이 산단에 깔리면 물류·협동로봇이 현장을 누비고, 고품질 영상·센서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수집되며, AI는 품질 불량과 설비 이상 징후를 즉시 포착할 수 있다. 이는 제조 AI 대전환을 위한 초석이자 미래 산단의 인프라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통상부와 함께 작년 10곳의 M.AX실증산단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곳을 추가해 입주기업 공장의 AX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공장의 AX와 5G 특화망을 구축해 개별 설비를 넘어 공정 전체가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온 팩토리 AI'를 실현하고, 나아가 산단 전체가 지능화된 '온 산업단지 AI' 구현에도 과감히 도전해 나갈 생각이다. 아울러 현장에서 시급한 제조 데이터의 상호 운용성 확보를 위해 단체표준을 마련하고, 이를 연계할 플랫폼을 구축해 산단의 데이터 공유 생태계도 조성해 나간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산단은 제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ㆍ가공ㆍ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산단과 기업의 AI 대전환은 정부의 노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지난날 허허벌판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일으킨 힘이 그러했듯, 오늘날 AI 대전환 역시 민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혁신의 여정이다. 공장의 AX는 산단의 혁신으로, 산단의 AX는 대한민국 제조업의 도약으로 이어진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만들어갈 새로운 산단에서 기업인의 도전정신이 뜨겁게 솟아오를 때, 대한민국의 제조업은 세계를 향해 힘차게 뻗어나갈 것이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KICOX) 이사장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KICOX) 이사장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KICOX) 이사장 sanghoon@kicox.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