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부품 산업을 미래차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올해에만 총 18조원 규모 정책금융을 투입한다. 자금 부족으로 고전하는 부품사들을 위해 향후 5년간 15조원 규모 펀드도 조성한다. '자동차판 산업 전환'을 위해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민관이 총력 지원에 나선 모양새다.
산업통상부와 금융위원회는 14일 서울 자동차회관에서 '민관합동 미래차 전환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부품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점을 뒀다.
우선 금융위는 올 한 해 동안 미래차 분야에 8조3000억원, 부품산업의 체질 개선에 9조7000억원 등 총 18조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한다. 향후 5년간 약 15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도 공급해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미래차 부품산업 협의체'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협의체는 부품사의 미래차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부터 자금 지원, 컨설팅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국가승인통계로 처음 지정된 '2025년 자동차 부품산업 실태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부품사 10곳 중 7곳(70.2%)은 미래차 전환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지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대응에 나선 업체는 14.9%에 불과했다.
특히 내연기관 전용 부품사의 경우 자금 조달(39.5%)과 기술 부족(35.7%)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탄소중립 대응 역시 매출액이 큰 기업일수록 인지도가 높았으나, 중소 부품사들은 자금난으로 인해 대응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 같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기술력을 갖춘 유망 부품사라면 신용도와 관계없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특화 금융 상품도 확대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허리 역할을 하는 부품사들의 연착륙이 필수적”이라며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 기술과 인력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금융권이 미래차 전환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하고 리스크 분담 체계를 갖추겠다”고 했다.
정부는 하반기 중 '미래차 부품산업 특별법' 후속 조치를 마무리하고, 지역별 전환 지원 거점을 현재 3곳에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