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생결제'가 연간 거래액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기업 간 거래의 핵심 금융 인프라로 또 한번 도약한다. 이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원스톱 시스템 도입과 증권사의 첫 참여가 맞물리면서, 단순 결제수단을 넘어 '상생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상생결제는 2015년 도입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며 지난해 연간 실적 189.1조원을 기록했다. 누적 지급 규모는 1377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올해 20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생결제는 대기업 등 구매기업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하고, 필요 시 낮은 금리로 조기 현금화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협력사의 유동성을 지원하면서도 대금 지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상생금융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도약의 핵심 기반은 '차세대 원스톱 상생결제 시스템(이지싱크)' 도입이다. 기존에는 구매기업과 협력사가 동일 금융기관 계좌를 사용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2차 이하 협력사 확산에 한계가 있었다. 신규 계좌 개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무 승인, 결재 절차, 자금관리 변경 등 기업 내부 부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편된 시스템에서는 서로 다른 금융기관 계좌를 사용하더라도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제약을 해소했다. 아울러 결제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처리해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상생결제가 1차 협력사를 넘어 다단계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하는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권 참여 확대도 제도 확장의 또 다른 축이다. 19일 KB증권이 증권사 최초로 상생결제 협약 금융기관에 참여하면서, 기존 은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금융투자업계까지 참여 기반이 확대됐다. KB증권은 두산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시작으로 상생결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도 제도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상생결제 활용 기업에는 동반성장 평가, 공정거래협약 평가 등 각종 정부·공공 평가에서 우대가 부여되며, 지급액에 대한 소득세·법인세 감면도 적용된다. 이와 함께 정책자금 한도 확대, 기술보증료율 감면, 병역지정업체 평가 가점, 출입국 우대 등 다양한 정책적 혜택을 받는다.
중기부는 시스템 개편과 증권사 참여를 계기로 상생결제 확산에 더욱 속도를 낸다. 상생결제를 단순한 대금 지급 수단을 넘어 공급망 안정과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을 동시에 구현하는 핵심 정책수단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고물가·고환율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상생결제는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구축의 핵심 과제”라며 “더 많은 기업과 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