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우리 제조업 생산비가 최대 11.8%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뿐 아니라 반도체, 석유화학 등 핵심 산업의 원자재 공급망까지 연쇄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19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봉쇄가 약 3주간 이어지는 단기 충격 시나리오에서 한국 제조업 생산비는 5.4%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봉쇄가 3개월 이상 이어지는 구조적 충격으로 악화하면 비용 상승률은 최대 11.8%에 달할 전망이다. 이러한 비용 상승은 투입 비중이 높은 정유, 전력 부문을 거쳐 화학, 금속, 운송 등 에너지 집약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번질 것으로 KIET는 내다봤다.
문제는 이번 위기가 단순한 에너지 수급 불안을 넘어 산업 원자재 전반의 복합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원유 정제 부산물인 나프타(석유화학), 액화천연가스(LNG) 공정 부산물인 헬륨(반도체), 천연가스 기반의 무수암모니아(비료) 등 핵심 원료의 중동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에 차질이 생기면 이들 연계 산업재의 공급도 동시다발적으로 끊길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
이에 KIET는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나 암모니아 등도 생산 원료를 상당 부분 중동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만큼, 향후 에너지 전환과 원료 조달 다변화 전략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 및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에너지 연계 산업재를 포괄하도록 전략 품목 지정을 늘리고, 통합 모니터링 기반의 조기경보 체계를 고도화할 것을 제언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