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홈플러스 이어 고려아연 노조도 비판 목소리...24일 주총 변수로

오는 24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동조합의 입장과 조직 안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 등이 새로운 변수로 제기됐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이어 고려아연에서도 노조원들의 강한 비판을 받은 반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노조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뚜렷히 대비된다.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MBK와 영풍을 '약탈적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강하게 반대했다. 노조는 “고려아연은 홈플러스가 아니다”라며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지난 11년 동안,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폐점과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수차례의 목숨을 건 단식 농성과 삭발 투쟁을 이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료들이 굶어가며 일터를 지키려 할 때 MBK는 자산을 팔아치우고 알짜 매장을 폐점시키며 오로지 '자산 환수'에만 혈안이 되어 노동자의 삶을 짓밟았다”고 했다.

이런 목소리는 홈플러스에서도 지속해 나온 바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 체제 하에서 진행된 구조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회생 이후 1년 동안 약 3500명의 인력 감축과 19개 점포 폐점이 이뤄졌다. 특히 노조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방식에 대해 '홈플러스를 파멸로 이끄는 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는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직접 참석해 MBK의 경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사모펀드식 경영에 대한 노동자들의 우려가 투자 기업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고려아연의 경우 노조와 경영진이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보조를 맞추며 회사의 지속 성장과 경쟁력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38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을 달성했으며, 최윤범 회장은 이를 두고 “102분기 연속 흑자보다 더 큰 성취”라고 평가하며 노사 간 신뢰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ㅏ해 3월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과 관계자들이 주총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지ㅏ해 3월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과 관계자들이 주총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노사 협력 등 '조직 안정성'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여기는 분위기다.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의안분석보고서를 통해 제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산업 전문성과 지속가능 경영 역량, 그리고 중장기 전략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경영 역량이 기업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특히 보고서는 고려아연이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과 해외 프로젝트 등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경영권 변화가 발생할 경우 의사결정 지연과 조직 안정성 저하, 전략 방향 변경 등 실행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K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 산업 운영보다는 상대적으로 단기적 재무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엇갈린 평가는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있을 주주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노사 간 신뢰가 구축된 기업은 전략 실행력과 지속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반면, 노조와의 갈등이 큰 경우 구조조정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