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고강도 개혁을 요구하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 등 4개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작년 12월 발표한 초안에 바탕을 둔 WTO 개혁 보고서를 발표했다.
USTR은 현행 선진국·개도국 이분법이 글로벌 무역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나 상당한 수준의 개발을 이룬 국가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국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서는 한국, 싱가포르, 브라질, 코스타리카 등 4개국이 WTO 협상에서 특별대우(SDT)를 포기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여전히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이 지난해 9월 SDT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이행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그러면서 기존의 통지 의무를 준수하는 회원국에 대한 인센티브를 상당히 강화하고 적격성 판정을 위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SDT의 목적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최혜국대우(MFN)가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재고하고 WTO의 근본 원칙인 상호주의와 MFN 간 연관성에 대해 솔직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WTO 체제 전반을 재편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를 토대로 미국은 이번 각료회의에서 강도 높은 개혁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각료회의 논의 결과가 향후 WTO의 역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보고서 발표에 맞춰 “국제무역 체제가 상호주의와 균형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WTO는 관련성을 유지하고 싶다면 변화해야 한다”며 “미국은 이번 보고서로 회원국 중심의 개혁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계속해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는 오는 26일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린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