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납사 이어 가스까지 수급 불안…金총리, 직접 '비상경제본부' 지휘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전쟁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발표하고 있다. 김 총리는 “정부는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빈틈없이 가동하여 국가적 위기상황을 반드시 극복해 내겠다”며 “중동전쟁 대응을 계기로 공급망 경쟁력 강화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중장기 과제들도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전쟁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발표하고 있다. 김 총리는 “정부는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빈틈없이 가동하여 국가적 위기상황을 반드시 극복해 내겠다”며 “중동전쟁 대응을 계기로 공급망 경쟁력 강화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중장기 과제들도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부가 25일 김민석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경제본부'를 출범했다. 원유·납사에 이어 액화천연가스(LNG)까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국가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물가·에너지·금융·민생·해외 등 5개 분야별 실무대응반으로 구성된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발표했다. 김 총리는 “중동전쟁이 3주 넘게 지속되면서 에너지와 원자재 부족 등 중동발 경제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선제적 범정부 대응체계 구축 배경을 설명했다.

새로 출범하는 비상경제본부는 기존 경제부총리 주재 회의를 총리 주재로 격상한 기구로 , 당분간 주 2회 탄력적으로 회의를 열어 상황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시경제·물가대응반을 이끈다. 우리 경제의 거시지표를 점검하고 물가 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휘하는 에너지수급반은 유가·원자재 수급과 함께 공급망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24시간 감시하는 금융안정반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민·취약계층 지원책을 마련하는 민생복지반을 맡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제 정세를 분석하고 주요국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해외상황관리반을 지휘한다.

이날 대응체계 격상은 전방위로 확산하는 산업계의 에너지 수급 위기감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원유와 납사 물류비가 두 배 이상 폭등한 데 이어, 전 세계 LNG의 20%를 공급하는 카타르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에 공급 '불가항력 선언'을 예고하면서 가스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수출 현장의 물류 대란은 이미 임계치에 다다랐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전쟁 이후 현재까지 193개사에서 총 469건의 애로가 접수됐다. 이 중 절반 이상(52.4%)이 운송 중단과 운임 급등 피해를 호소했다. 특히 납사 부족으로 셧다운 위기에 처한 석화업계는 “여수산단 기업들이 인접한 광양항을 이용하면 연간 약 840억 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광양항 원양 노선 증편 등 당장의 숨통을 틔워줄 실질적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카타르 물량을 제외하고도 연말까지 사용할 대체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당장의 가스 수급 차질은 방어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가스 가격 폭등이 전력도매가격(SMP)을 끌어올려 여름철 이후 전기 요금과 난방비 연쇄 인상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거시 경제 전반을 밀착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김 총리는 “위기 대응은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민생 방어와 경기 안정을 위한 '전시 추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신속한 처리와 집행을 위해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이날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했다. 상황실은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한다. 국가안보실장과 정책실장이 부실장을 맡고 정무수석이 총괄 간사 역할을, 국정상황실장이 실무 간사 역할을 수행한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