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속고발권' 개편 제안했다가 재검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정 수 이상 국민이나 기업이 뜻을 모으면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사건을 고발할 수 있도록 '전속고발권'을 개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재검토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공정거래 조사 권한을 사실상 독점하는 상황이나 지방자치단체에 고발권이 아닌 고발 요청권만 주는 구상에 이재명 대통령이 의문을 표명한 데다, 국무위원들로부터도 개편 방향에 대한 우려와 이견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31일 국무회의에서 전속고발권과 고발요청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는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표시광고법 등 형사 처벌 조항이 있는 공정위 소관 법률 13개 중 6개에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기소할 수 있다.

주 위원장은 예를 들어 300명 혹은 30개와 같이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고발하면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고발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발요청권을 50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광역자치단체, 226개 기초자치단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일단 (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을 주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게 일단 필요할 것 같은 게 제 생각”이라며 재검토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거래위가 전부 (조사) 할 수 없으면 일부 지방정부에 조사 권한을 넘기든지 아니면 분담하든지 그것도 고민해야 될 것 같다”며 조사 권한을 분담하는 방향도 언급했다.

고발요청권 확대 등에 관한 우려도 나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고발 요청권은 현재 기업들 입장에서는 사실 고발하는 것과 동일한 선상에서의 어떤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업계 목소리를 전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기업이) 경쟁 관계에 있을 때 고발하는 형태도 있다”며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상시적인 수사 리스크라든지 공소권·고발권 남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경성 담합 정도 제안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공정위는 국무회의에서 나온 의견 등을 토대로 개편 방안을 다시 마련해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