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차기 대표이사(CEO) 승계 규정을 확립하고, 후보 육성 현황을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과거 경영진 교체기마다 반복됐던 리더십 공백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지배구조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와 박 대표는 차기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실행력을 강화하는 문구를 경영계약서에 신설했다.
계약서 제5조 4항에는 '대표이사는 임기 중에 대표이사 승계 규정을 수립한 이후,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대한 육성·관리 현황 및 계획을 매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보고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가 새로운 KT 대표 승계 규정을 마련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KT 대표이사 승계 규정은 계약서에 따라 박 대표 임기인 2029년 내에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 내용은 연말은 돼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사회는 CEO에게 차기 대표이사 후보 육성·관리 계획도 매년 이사후보추천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대표이사 주요 의무로 차기 CEO 인재풀 육성뿐 아니라 승계 절차 명문화가 더해지면서 CEO의 거버넌스 안정화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체결된 김영섭 전 대표의 경영계약서 동일 조항에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 육성·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선언적 문구만 기재됐다.
KT의 대표이사 계약서 변경은 소유분산 기업 특성상 정권 교체기때마다 반복된 외풍으로 인한 거버넌스 불안을 해소하고 경영 연속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화된 승계 규정이 마련되면 리더십 전환기마다 인사, 조직개편, 사업 중단으로 이어져 온 KT의 CEO 리스크를 줄일지 주목된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사업 연속성 확보와 외풍 방지를 위해 외부 출신 인사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더라도 내부 출신 중심의 거버넌스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계 규정의 구체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과제다. 승계 규정에 어떤 요소가 포함돼야 할지 등은 백지상태에 가깝다. 글로벌 기업 지배구조 등을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올해 CEO 경영계약서에 대표이사 승계규정 조항을 신설했다”면서 “경영승계 과정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대표이사 보수 체계 역시 경영목표 및 평가 산정에 관한 유연성을 확보했다. 전임 대표 계약서에서 기준연봉 외 단기·장기성과급으로 나뉘어 있던 보수 체계를 기준연봉과 성과급으로 단순화했다.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관련 내용도 성과급 조항으로 통합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