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유가에 최고가격제 부담 가중…사후정산 갈등 우려

3차 석유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3차 석유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4차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을 앞두고 정유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가격은 상승하는 반면 국내 공급가는 통제되면서 손실이 확대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향후 사후정산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4일 국내 석유 제품에 대한 4차 최고가격을 고시할 예정이다. 3차 최고가격은 2차와 동일하게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었다. 당시에는 미국-이란의 휴전 등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세가 반영됐다.

하지만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미국의 군사 대응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5.48달러를 기록했다. 전장 대비 5.64% 상승했다.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6.87% 오른 배럴당 89.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가격 역시 배럴당 118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가격 상승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4차 최고가격제로 인한 정유사의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만큼 인상 폭이 제한돼 글로벌 가격과의 격차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후정산을 둘러싼 갈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로 발생하는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할 계획이며 지원 규모는 5조원 수준이다. 첫 사후정산은 6월경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손실 규모가 이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원가 산정 및 정유사별 다른 산정 방법 등으로 인한 이견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유사의 1분기 실적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 영향으로 일시적인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는 이를 '착시 효과'로 보고 있으며 2분기부터는 손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편성한 지원 규모를 넘어서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명확한 정산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1분기 실적에 따른 착시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사후정산 과정에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