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규정 속 주식 비중 늘리는 '채권혼합 ETF' 부상

올해 채권혼합형 ETF 상품이 연이어 출시되며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와 퇴직연금 자산 비중 제한 규정이 맞물리며 채권혼합형 ETF 선호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21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20일 기준 최근 일주일간 가장 많은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된 종목은 1728억원이 들어온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으로 나타났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도 1193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 종목은 모두 올해 출시된 상품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목을 각각 25%씩, 채권 50% 편입한 구조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21일 동일 구조의 ETF를 상장하며 관련 상품군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 같은 자금 유입은 퇴직연금 제도와 맞물린 구조적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혼합형 ETF는 변동성 완화 상품에서 나아가, 연금 계좌 내 자산 규제를 활용한 투자 수단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연금 계좌 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우회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성형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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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서는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70%로 제한된다. 채권혼합형 ETF는 채권이 포함된 구조로 연금 계좌 내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이를 활용하면 제한된 투자 한도 내에서 실질적인 주식 비중을 높일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안전자산을 채권형 상품이나 예금을 위주로 구성해 왔지만, 최근에는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해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 계좌를 중심으로 반도체 등 성장 업종 투자와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 다각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코스피 200 지수와 단기국공채를 각각 약 50% 편입하는 1Q 200채권혼합50액티브 ETF를 출시했고, 한화자산운용은 은 50% 채권 50%로 구성된 PLUS 은채권혼합 출시를 준비 중이다. 채권혼합형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 간 상품 출시 경쟁도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시 호황이 계속되자 퇴직연금 내 안전자산 영역에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채권혼합형 ETF는 예금 대신 운용사들이 안전자산에 포함할 수 있는 대안상품으로 많이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