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장호 ITSA 신임 회장 “IT 인프라 가격 급등…추경·과업 조정·내역입찰 시급”

신장호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ITSA) 회장
신장호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ITSA) 회장

“정보기술(IT) 인프라 가격은 폭등했는데 사업의 예산은 총액계약에 묶여 있습니다. 기업이 적자를 감수하며 사업을 수행하는 현 구조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이제는 국가계약법 개정을 통한 내역계약 전환과 현실적인 예산 반영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신장호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ITSA) 회장은 지난 2월 취임 후 처음 진행한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IT 서비스 업계의 현안인 '공공사업 계약·예산 관행' 개선을 임기 내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신 회장은 현재 공공사업 현장에서 겪는 가장 큰 고충으로 경직된 계약 방식을 지적했다. 현재 대부분의 공공사업은 총액계약으로 진행된다. 이로 인해 지금처럼 인프라 가격이 급등해도 전체 사업비 내에서 항목 간 조정만 가능할 뿐, 증액은 할 수 없는 구조다.

신 회장은 “2027년 사업은 현재 인프라 가격을 기반으로 예산을 새로 짜면 되지만, 이미 예산이 확정된 올해 사업이 문제”라며 “유닉스 서버는 20%, x86은 3배 이상 가격이 올랐는데 당초 제안요청서(RFP)에 명시된 규격대로 장비를 사려면 사업자는 적자를 봐야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신 회장은 대안으로 정부 차원의 추경예산 편성이나 한시적인 사업비 증액 등 유연한 제도 운영을 제언했다. 만약 재원 확보가 어렵다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과업 범위 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나아가 국가계약법을 개정해 발주 방식을 '내역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재원을 늘릴 수 없다면 과업을 빼는 수밖에 없다”며 “장비 사양을 낮추면 저사양 설비가 들어오게 되서 안되고 대수를 줄여 예산에 맞추거나, 통합 사업의 경우 과업심의위원회를 통해 응용단 범위를 줄여 그 여유분으로 폭등한 인프라 비용을 충당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다행히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이해민, 이주희 의원 등이 발의한 국가계약법 개정안이 논의중”이라며 “최근 국회 간담회에서 예산 당국으로부터 국가계약법 개정 관련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예산 편성 단계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삭감 관행을 바로잡는 것도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정보화전략계획(ISP)을 통해 산출된 예산조차 예비타당성조사나 국회 심의를 거치며 20~30%씩 삭감되는 현실을 언급한 것이다.

신 회장은 “IT 서비스 예산은 유독 박하다. 예타를 통과해도 예산이 깎이는데, 담당자는 그 예산으로 원래 계획을 다 하라고 요구한다”며 “G90을 만들려 해도 예산이 그랜저 수준이면 그 이상이 나올 수 없다. 이러한 저가 수주가 업계를 3D 업종으로 전락시키고 인재 유입을 막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AX 시대를 맞아 대두되는 AI 사업 대가 산정과 관련해서는 “AI 도입이 코딩 생산성을 높이는 면도 있지만, 데이터 정제나 품질 관리 등 전문가가 투입되는 심화 공정이 대거 추가된다”며 “검색증강생성(RAG) 구축이나 파인튜닝 전문가는 인건비가 매우 높지만 기존 펑션포인트(FP) 방식으로는 이를 반영할 수 없어, 현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등이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협회와 회원사의 위상 제고는 결국 '실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좌진 대상 브라운백 브리핑과 간담회를 통해 업계 목소리를 지속 전달해 사업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신 회장은 “조직원에게 항상 '나의 모습은 내가 만든다'고 말한다”며 “회장이 얼마나 회원사를 위해 소통하고 제도를 개선해냈느냐가 협회의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 말에 IT 서비스 업계의 지위가 향상되고 회원사의 실질적인 이익률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2월 제10대 회장으로 취임한 신 회장은 LG CNS 공공사업부장, 아이티센그룹 전략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이티센엔텍 대표로 재임 중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