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하반기에도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의 수혜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321단 QLC 낸드와 HBM4E 등 차세대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기술 초격차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 부분장(CFO)은 23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수요가 탄탄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128GB 이상 고용량 서버 모듈 판매에 적극 대응했다”며 “D램과 낸드 전반의 가격 상승,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가 맞물리면서 실적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60%대 중반, 낸드는 전 제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70%대 중반 뛰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우호적 가격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CFO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높아지지만 공급은 제한적”이라며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가격 환경의 우호적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실적 자신감의 배경으로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도 제시했다.
김 CFO는 “이달 세계 최초로 321단 QLC를 개발하고 고객 인증을 완료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했다”며 “연말까지 국내 낸드 생산량의 50% 이상을 321단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76단에서 321단으로의 2단계 전환은 생산성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효과가 기대된다”며 “AI 시장 성장에 따라 낸드 시장 내 영향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QLC는 셀 하나에 4비트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 기술이다. 3비트를 저장하는 TLC보다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고용량 저장장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HBM4E 개발·양산 로드맵도 제시했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은 “HBM4E는 출하 일정과 제품 스펙에 대해 고객사와 긴밀히 협의하며 준비 중”이라며 “하반기 샘플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높아진 성능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1c 나노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 성능을 입증했고, 지난해 말부터 양산을 시작했다”며 “수율과 양산성도 성숙 단계에 진입해 안정적인 성능의 HBM4E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보퀀트, KV캐시 등 최근 주목받는 메모리 효율화 기술이 오히려 시장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놨다. 송창석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은 “이 기술은 개별 기기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일 메모리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 더 긴 문맥을 처리하고 더 많은 동시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며 “결국 AI 서비스 확산 과정에서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 인프라 투자도 앞당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클린룸 개소 시점을 내년 5월에서 2월로 3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김 CFO는 “용인 팹 일정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용인 클러스터는 역대 최대 규모 최첨단 생산단지로 회사의 중장기 운영에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