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23일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제출 전 사전 수요예측을 허용하고, 6개월 이상 보호예수를 조건으로 기관투자자에게 일부 물량을 사전 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금융위원회는 공모가 산정의 합리성을 높이고 상장 후 단기 매도에 따른 주가 급락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주관사는 증권신고서 제출 전에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간 증권신고서 수리 전 청약 권유가 제한돼 초기 희망 공모가 밴드 설정 단계에서 시장 수요를 반영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사전 수요예측이 가능해지면 공모가 산정 과정에 시장 반응을 더 일찍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도 함께 도입된다.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가운데 일부를 6개월 이상 보호예수하는 기관투자자에게 미리 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중·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 참여를 늘려 상장 직후 대규모 매도 물량 출회를 줄이고, 이른바 '공모주 잔혹사'로 불리는 주가 급락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은 유지된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 IPO 시장이 단기 차익 중심으로 과열되고, 공모가가 기업의 중·장기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봤다. 특히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한 뒤 단기 매도세가 이어지며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흐름은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고 주가지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허수성 청약 방지를 위한 주금납입능력 확인 제도, 기업실사 기준 강화, 의무보유확약 기관 우선배정 확대 등 IPO 제도 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정부는 주관사의 계열 운용사 등 이해상충 우려가 있는 투자자의 선정 제한, 금전 제공이나 다른 IPO 물량 배정 약속, 풋백옵션 제공 등 직·간접적 이익 제공 금지 장치를 시행령에 담을 계획이다. 코너스톤 투자자 배정 상한과 사전 정보 제공 과정에서 행위 규제 등도 하위법령에서 구체화할 방침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