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한국서 車 핸들 놓는 '혼다'...'수익성·전동화' 파고에 결단

혼다 파일럿
혼다 파일럿

혼다코리아가 올해 말을 기점으로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을 전격 종료하는 건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 결과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와 급격한 환율 변동 때문이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23일 “환율이 1100원대에서 1400원을 넘어서는 등 20~30% 급증한 점이 사업 연속성 측면에서 매우 아픈 부분이었다”며 “시장 환경 변화와 환율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근본적 철수 배경에는 국내 시장에서의 급격한 입지 위축이 자리잡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어코드와 CR-V를 앞세워 '연간 1만 대 판매'를 달성했던 혼다의 최근 실적은 저조하다.

혼다코리아의 지난 해 국내 판매량은 1951대로, 전년보다 약 22% 감소했다. 판매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와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도 211대를 판매, 전년 동기(704대) 대비 약 70% 급감할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

테슬라와 BYD 등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공략하며 혼다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혼다는 전기차 시장에서 전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혼다코리아의 문제가 아닌 혼다 본사 차원의 전동화 전략 실패 때문이다.

본사가 69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전동화 투자에 따른 자금 압박을 겪으며, 수익성이 낮은 해외 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와 달리 혼다코리아는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누적 42만 대를 판매하며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자동차는 접되, 이륜차는 키운다'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수익이 확실한 사업 모델에 경영 자원을 몰아줘 내실을 기하겠다는 행보다. 실제로 혼다는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안전운전 교육 센터를 설립하는 등 이륜차 부문 투자를 지속해 왔다. 불확실한 자동차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안정적인 이륜차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혼다는 2020년 한국 시장을 떠난 닛산의 전례와 달리, 질서 있는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3년 전부터 온라인 직접 판매를 시행해왔기 때문에 딜러사가 보유한 재고 물량은 전혀 없으며, 모든 재고는 혼다코리아가 책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을 위한 사후 서비스(AS) 역시 약속했다. 혼다코리아는 전국 18군데 서비스 센터를 유지하며 부품 공급과 보증 대응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판매 사업은 종료되지만, 기존 고객을 케어해야 하는 서비스적인 관점의 일은 앞으로도 충실히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혼다의 철수로 국내 일본차는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를 보유한 토요타그룹의 독주가 예상된다. 2026년 말 혼다가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딜러사 보상과 기존 차주들의 중고차 가치 하락 방지 대책 등이 향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