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민자철도 관리 체계를 손질한다. 효율에 치우친 구조를 줄이고 안전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사업 전 과정을 재편한다.
국토교통부는 민자철도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건설현장 사고 재발을 막고 이용 안전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부전마산선과 신안산선 등 잇따른 사고가 직접 계기가 됐다. 국토부는 철도공단과 함께 원인을 점검하고 개선안을 마련했다. 전문가와 민간사업자 의견도 세 차례에 걸쳐 반영했다.
그간 민자철도는 민간 자본을 활용해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역할을 해왔다. 다만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에 치우친 구조가 안전관리 약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시공사가 시행자 역할까지 맡는 구조도 문제로 지목됐다. 최근 10년 기준 민자철도 사고는 재정철도 대비 사망 4.1배 부상 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사업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 기획 단계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안전 기준에 맞춰 다시 짠다. 공공 역할도 대폭 강화한다.
우선 사업 기획 단계에서 안전 비중을 높인다. 민간사업자 선정 시 기술평가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 안전관리 평가 점수도 대폭 올린다. 설계업체 기준도 강화한다. 책임기술인 경력 요건을 신설해 역량이 부족한 업체 참여를 제한한다. 설계는 원칙적으로 협약 이후 진행하도록 하고 사전 설계 시에도 감리를 의무화한다.
건설 단계에서는 공공 관리가 전면에 나선다. 감리 계약을 국토부와 철도공단이 주도해 독립성을 확보한다. 하도급은 공공 기준을 적용해 저가 입찰을 제한한다. 안전점검과 사고조사도 공공이 직접 맡는다. 터널과 교량 설계 변경은 사전 검토 절차를 거친다.
착공 전 준비 기간을 늘리고 착공 이후 일정 기간은 공공이 보상과 인허가를 집중 관리한다. 무리한 공기 단축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민간의 추가 안전 투자에 대해서는 비용 보전 방안도 검토한다.
운영 단계에서는 평가 체계를 바꾼다. 정밀진단과 성능평가에 공공이 참여해 객관성을 높인다. 운영실태 평가는 기준을 새로 만들어 제재와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점검 결과가 실제 보강과 운영 개선으로 연결되도록 환류 구조를 강화한다.
아울러 지방국토청과 철도공단의 법적 권한을 명확히 한다. 민자철도 관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부여한다. 공공 인력과 재정 지원도 재정사업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토부와 철도공단, 민간사업자가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도 신설한다.
국토부는 상반기 중 관련 법령과 지침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행자 선정 기준과 실시협약 등 제도 전반도 함께 손질한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건설 전 과정에서 안전을 강화하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기준”이라며 “민자철도도 재정사업 수준으로 관리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