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EV) 시장 둔화로 위축됐던 배터리 장비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와 차세대 배터리 투자 흐름을 바탕으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조립, 슬롯다이·전극 공정 장비, 검사 장비를 담당하는 엠플러스, 지아이텍, 이노메트리가 회복 신호를 보이며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번 회복은 대규모 증설이 아닌 라인 전환과 공정 변화 중심 수요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EV 생산라인의 ESS 전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확대, 폼팩터 다변화가 맞물리며 장비 교체와 신규 발주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로 분석된다.
2차전지 조립장비 대표기업인 엠플러스는 실적과 수주에서 회복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2025년 매출 1842억원, 영업이익률 13.3%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신규 수주 1341억원, 수주잔고 1721억원을 확보했다. 각형 배터리 조립장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효과다.
전고체 배터리 파일롯 장비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엠플러스 관계자는 “파일롯 장비 요청이 지속 발생하며 일부 매출로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아이텍은 ESS 전환에 따른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입어 올해 본격적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했다. 지난해 매출 362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실적이 둔화됐지만, 지난 달 말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가 발간한 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매출 430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반등이 예상된다.
ESS용 LFP 배터리는 EV용과 공정 조건이 달라 슬롯다이를 혼용할 수 없어 라인 전환 시 신규 장비 발주가 발생한다. 여기에 기존 라인의 유지, 보수 수요까지 더해지며 수요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지아이텍은 LG에너지솔루션 양산 라인에 펌프 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고객사도 다변화하고 있다.
이노메트리는 배터리 검사장비 수요 회복을 기반으로 반등을 모색한다. X-ray·CT 기반 비파괴 검사 장비는 배터리 안전성 요구 강화와 함께 ESS와 LFP 생산라인에서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신규 증설보다 라인 전환 과정에서의 검사 장비 수요 증가가 실적 회복의 핵심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 전환과 파일럿 투자가 이어지는 구간”이라며 “ESS와 전고체 대응 역량이 회복 속도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