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노동계 일각에서 반발하는 제조 인공지능 전환(M.AX)에 대해 “안 하면 산업 자체가 사라지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 노조가 파업을 볼모로 성과금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반도체 생태계 전체가 얽힌 문제”라며 노사의 성숙하고 지혜로운 결단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M.AX' 도입과 관련한 논란을 일축했다. 노동계는 현장 숙련공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하는 '암묵지' 사업과 공장 내 로봇 투입에 대해 고용 불안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김 장관은 “노동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협의하겠지만, (M.AX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안 하면 산업 자체가 다 없어지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조 현장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기피가 심각한 상황에서 로봇 투입은 일자리 소멸이 아니라 업의 본질이 '로봇 매니저'로 바뀌는 것”이라며 “오히려 청년과 여성에게 친화적인 환경으로 레벨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AX의 빠른 안착을 위해 실질적인 자금 조달에도 나선다. 김 장관은 “국민성장펀드와 연계된 구체적인 M.AX 프로젝트 발표가 연내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예고와 관련해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장관은 “원래 회사는 경영자와 노동자가 열심히 일해서 낸 이익을 나누는 것이 기본이지만, 삼전의 이익이 과연 경영진과 노동자들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했다. 수많은 사회 인프라와 협력기업, 400만명이 넘는 소액주주, 9%가량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 등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두가 얽혀있는 이슈라는 뜻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특성을 언급하며 파업의 파장을 경계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는 한 번 이익을 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치킨게임 속에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어야만 한다”면서 “인텔이나 일본 기업들의 사례처럼 한 번 경쟁력에서 밀리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의 이익을 누릴 것인가, 미래 세대에 물려줄 경쟁력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조화가 필요하다. 노사가 엄중한 상황을 인지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조정 및 대미 투자 프로젝트 진행 상황 등에 대해서는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기업 간의 자율적인 논의와 재편을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