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에 나섰다.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 결정에 대해 대기업집단이 법적 대응에 나선 첫 사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을 냈다. 이어 9일에는 동일인 변경 지정 효력을 일시적으로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쿠팡 측 소송 대리인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았다.
앞서 공정위는 2021년 쿠팡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후 줄곧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판단해왔다. 그러나 올해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변경했다. 김 의장의 친족이 쿠팡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판단, 기존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봤다.
특히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이 주요 사업 운영 과정에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형식적인 직함이나 등기 여부보다 실질적인 경영 지배력에 초점을 맞춰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가 한국 법인을 100% 지배하는 구조인 만큼 한국 계열사에 대한 사익편취 우려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규제를 이미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대기업집단 규제까지 추가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중복 규제라는 입장이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