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 1% 저성장 고착화…AI·초개인화 돌파구 찾는다

2025년 국내 패션시장 전년 대비 1.1% 성장
캐주얼·신발 소비↑, 골프웨어·가방↓…양극화
마트·백화점보다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
D2C와 AI 큐레이션이 돌파구로 부상
생성형AI 제작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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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제품 소비액이 1%대 저성장 국면으로 굳어지는 가운데 버티컬 플랫폼을 중심으로 패션 유통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션 자체보다 인공지능(AI)과 초개인화 큐레이션이 패션 시장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17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국내 패션제품 소비 금액은 83조7986억원으로 전년(2024년 3월부터 2025년 2월) 82조8828억원 대비 1.1% 증가에 그쳤다. 연합회 통계보고서는 2024년 수치부터 조사돼 직접적인 데이터 비교는 어렵지만, 업계는 이같은 저성장 기조가 수년째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물가 상승과 원가 부담, 소비심리 위축 등을 고려하면 실질 성장 폭은 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품목별 양극화도 뚜렷하다. 캐주얼복 구매액은 전년 대비 13.1% 증가했고 신발은 8.8% 늘었다. 반면 골프웨어는 20.1% 감소했고 가방·지갑은 16.2%, 기타 잡화는 23.0% 줄었다. 여성복과 아웃도어 역시 각각 4.4%, 4.0% 감소했다. 패션소비 중심이 유행·과시에서 실용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패션제품 소비 현황 보고서 - 자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패션제품 소비 현황 보고서 - 자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유통구조는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백화점·대형마트 의류 매출이 정체된 사이 무신사, 29CM, W컨셉 등 버티컬 플랫폼들이 시장 파이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플랫폼들은 단순 상품 중개를 넘어 브랜드 인큐베이터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5년 패션산업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 채널의 물리적 경계 파괴와 데이터 주권 확보를 향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오프라인 거점의 역할이 판매에서 경험·물류로 전이되고,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려는 소비자직접판매(D2C)전략이 고도화되면서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형 성장이 둔화된 저성장 국면에서 패션유통업계 성장 돌파구로는 AI와 초개인화를 꼽았다. 지난해 생성형AI 도입 원년을 지나 올해는 이미지·영상 제작부터 공급망 관리, 개인화 추천까지 AI 주도 체제로 전환이 가속하는 추세다. 외형 성장이 둔화한 저성장 국면에서 유통사의 데이터 자산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무신사는 지난 3월 카카오톡 내 '챗지피티 포 카카오'에 입점해 대화형 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무신사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지 않고도 무신사 패션 상품 데이터를 검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다. 자체 개발한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MCP) 기술을 적용해 탐색에서 후기, 구매까지 연결하는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한다.

LF가 운영하는 'LF몰'은 챗GPT에 LF몰앱을 출시하고 대화형 쇼핑 서비스를 공식 도입했다. 고객이 취향과 상황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면 이에 맞는 상품을 추천받는 '대화 기반 큐레이션' 방식이 핵심이다. 기존 키워드 중심 검색형 쇼핑에서 벗어나 질문과 대화로 LF몰 내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향후 선호 브랜드·가격대·스타일 데이터를 반영한 개인화 추천 기능도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생성형 AI를 기획전 제작과 리뷰 검수 등 운영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월평균 500여건의 기획전 중 최대 절반가량을 AI가 생성하거나 보조한다. 리뷰 이미지 검수에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해 하루 수만 건 규모의 콘텐츠를 처리하고 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