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 결성 4.4조원 '역대 최대'…AI 타고 ICT 투자 다시 뛴다

1분기 벤처투자도 3.3조원 '역대 두 번째'
정책금융·민간자금 동반 확대…벤처 시장 활력 회복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이 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규 벤처투자 역시 역대 두 번째 규모를 나타내며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인공지능(AI)·딥테크 중심으로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ICT서비스 분야가 전체 투자 비중 1위를 차지하며 AI 중심 투자 흐름이 시장 전반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2026년 1분기 신규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동향'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21~2026년 1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현황
2021~2026년 1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현황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4조3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규 벤처투자 규모도 3조3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 늘며 벤처투자 호황기였던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저금리 시기였던 2021년과 비교해도 벤처투자는 34%, 펀드 결성은 53%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이후 위축됐던 벤처투자 시장이 지난해 회복세를 보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성장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중소·벤처기업 투자 규모 약 1조7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1분기에만 5조원 이상의 성장자금이 벤처시장에 공급된 셈이다.

이번 벤처펀드 결성 확대는 정책금융이 견인했다. 올해 1분기 정책금융 출자 규모는 1조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원을 확보한 모태펀드가 시장 회복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AI 등 딥테크 유니콘 육성을 목표로 한 '차세대 유니콘 육성 프로젝트' 펀드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집중 결성되면서 모태펀드 실적은 전년 대비 177.9% 증가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창업기업과 스케일업 분야에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출자하는 사업이다.

민간 자금 유입도 확대됐다. 일반법인 출자는 전년 대비 83.4%, 개인 출자는 34% 증가해 전체 민간 출자 규모도 19.8% 늘었다.

업종별로는 ICT서비스가 전체 투자 비중의 21.4%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AI 반도체 투자 확대 영향으로 'ICT 제조' 분야는 전년 대비 99.5%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표 사례로는 모빌리티용 AI 반도체 설계기업 '보스반도체'가 꼽힌다. 보스반도체는 2023년 중기부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 선정 이후 연이어 대형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의료 분야도 전년 동기 대비 투자액이 85.5% 증가하며 강세를 보였다.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8개사에 달했고, 1000억원 이상 투자 사례도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투자 확대 흐름도 이어졌다. 올해 1분기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를 유치한 기업 26개사 가운데 10개사가 비수도권 기업이었다. 대전·충북은 바이오·의료, 경남은 전기·기계·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 비중은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딥테크 중심 투자 흐름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 단계 기업 투자 비중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올해 1분기에 벤처투자와 펀드 결성이 모두 증가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민간투자를 지원하고 시장의 한계를 보완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벤처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모태펀드 출자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