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마트폰에 이어 인터넷·유선전화 판매점을 사실상 등록제로 관리하는 '사전승낙' 의무화를 추진한다. 이용자 차별을 유발하는 과도한 지원금과 불완전 판매 금지 등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과 이용자 권익보호 강화 목적이다. 다만, 새로운 규제 도입이라는 점에서 판매점들의 강력한 반발로 진통이 예상된다.
20일 정부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유선통신 판매점에 대한 사전승낙 의무화를 검토 중이다.

사전승낙제 운영기관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의무화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연구하는 등 구체적인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전승낙제는 통신사가 판매점을 대상으로 적격성 여부 등을 심사해 판매권한을 승낙하고, 법령 준수 여부 등을 관리하는 제도다. 이통통신(무선통신)사업의 경우 2014년 10월부터 의무화돼 사전승낙을 받지 않은 판매점이 스마트폰 등을 판매할 경우 최대 5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방미통위와 KAIT는 전기통신사업법 내 사전승낙 적용 범위를 유·무선 통신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유선통신의 경우 자율적으로 사전승낙을 받다보니 참여가 저조해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이다. 유선 사전승낙판매점은 2019년부터는 신청한 곳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그동안 허위과장 광고, 고객정보 불법 사용, 과도한 보조금으로 인한 이용자 차별 등 피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방미통위와 관계기관은 사전승낙제를 통해 판매점에 대한 심사와 관리로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이용자 권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무선통신 판매점 종사자 등록제까지 시행되며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추세다. 유선통신의 경우 국내 판매점수 등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안되는 상황에서 사전승낙 시행은 유통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르면 연내 법 개정을 통해 내년 시범 운영을 거쳐 하반기께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가 시행되면 국내에선 스마트폰, 인터넷, 유선전화 등 모든 유·무선통신 서비스는 사전승낙을 받은 판매점만 영업이 가능하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현재 사전승낙 확대 시행 관련해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구체적인 제도 시행과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제도 시행까지는 판매점들의 반발을 뚫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2014년 무선통신 분야 시행 당시에도 판매점들은 자율 경쟁과 유통구조를 해친다며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여전히 사전승낙제 폐지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확대 시행할 경우 반발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선통신 판매점 관계자는 “허위, 과장광고는 업계 자정 노력으로 상당 부분 개선됐으며, 개인정보보호법도 강화돼 불법 사용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개입하다 보면 경쟁이 위축돼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