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美·이란, 극한 대치…韓 “호르무즈 기여 검토”

호르무즈 해협 .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 사진=연합뉴스

종전 협상 중인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이란 내 고농축우라늄 처리 방식을 두고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악화되는 중동 해상 안보 상황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위한 현실적 기여 방안 모색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된 해협이 될 것이다. 전 세계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행료 없는 해협이 될 것”이라며 “그것이 원래 그래야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요금을 걷겠다고 밝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그는 특히 종전 협상 결렬 시 군사 개입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도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위해 신설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제재키로 했다. 또 통행료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인이 이란 정부의 통항 서비스 이용을 금지하며 이란의 해협 통제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종전 최우선 합의 조건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앞둔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에는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을 비롯해 휴전 60일 연장, 연장된 휴전 기간에 이란 비핵화 합의 도출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반면 이란은 강경한 태도를 고수 중이다. 전후 재건 배상금 대신 해상 운송로 지배력 확보로 노선을 선회하며, 우방국 선박에만 소통을 거쳐 선별적 통과를 승인하는 등 실질적 통제권을 과시하고 있다. MOU 핵심 쟁점 중 하나인 60% 순도의 고농축우라늄(HEU) 약 450㎏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해외 이전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우리 정부는 국제 사회와 다차원적인 안보협력도 추진하겠다면서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를 위한 역할을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한 여러 국제적 노력에 함께하고 있으며, 국내법 등을 고려한 현실적 기여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정부가 '나무호 피격사건' 공격 주체를 사실상 이란으로 지목한 이후 나왔다. 다만 군함 파견 등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