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도쿄의 핵심 관광지 시부야가 '길거리 쓰레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부야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도쿄를 방문할 때 반드시 찾는 필수 코스 중 하나인 만큼, 향후 현지를 방문할 국내 관광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일본 공영 NHK·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 시부야구는 전날부터 길거리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행위에 대해 현장에서 즉시 2000엔(약 1만9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엔저 현상과 맞물려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시부야의 상징인 '스크램블 교차로' 주변 등에서 노상 음주와 쓰레기 투기 문제가 심각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 지난해 역대 최다인 427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지역 경제에 활기를 더하고 있으나, 지역민들은 이로 인한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당국은 이에 따라 “쓰레기를 버리면 돈을 잃는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단속 강화 지역에는 최대 50명의 단속 요원을 상시 배치하기로 했다. 적발된 이들은 현장에서 현금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QR코드 등을 통해 즉시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구청 측은 쓰레기통을 설치하지 않은 일부 구역의 식음료 매장 업주들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전 세계 관광객들 사이에서 일본은 “공공 쓰레기통이 너무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20% 이상이 '공공 쓰레기통 부족'을 가장 큰 불편 사항으로 꼽았다. 과거 테러 예방 등을 이유로 거리의 쓰레기통을 대거 철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부야구는 성명에서 “쓰레기통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단 투기를 용인할 수는 없다”며 “모두가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관광객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일본 당국은 시부야의 쓰레기 벌금제 외에도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세금 인상, 실시간 혼잡도를 안내하는 군중 제어 앱 도입 등 오버투어리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후지산 인근의 유명 관광 마을인 후지요시다시는 밀려드는 인파를 감당하지 못해 올해 유명 벚꽃 축제를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