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43개국 종자 전문가들이 서울에 모여 농작물 신품종 보호를 위한 국제 심사 기준을 논의한다. 한국은 인공지능(AI) 영상분석 등 디지털 품종심사 기술을 소개하고 국내 육성 품종의 해외 진출 기반 확대에 나선다.
국립종자원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5차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 농작물 실무기술회의(TWA)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UPOV는 식물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올해 1월 기준 80개국이 가입했다. TWA는 UPOV 기술위원회 산하 작물 분야별 5개 실무기술회의 중 하나로 벼와 녹두, 고구마, 사탕수수 등 농작물 품종 심사 기준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과 네덜란드, 중국, 일본 등 43개국 대표단 14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다. 각국 품종보호 동향을 공유하고 사탕수수, 곡물 아마란스, 사료용 비트, 녹두, 화이트 머스타드, 화이트 클로버, 고구마 등 7개 작물의 특성조사 기준과 조사 방법을 논의한다.
특히 신품종 여부를 판단하는 구별성·균일성·안정성(DUS) 심사기준과 공통 심사문서 개선 방안도 다룬다. DUS 기준은 품종보호권 부여 여부를 결정하는 국제 심사의 주요 절차다. 국가별 기준을 조화해 신품종 개발과 종자 유통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서는 국립종자원을 비롯해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등 관계기관 전문가가 참석한다. 국립종자원은 디지털 재배심사와 AI 영상분석 등 국내 품종심사 기술도 소개하며 국제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
회의 기간에는 국내 종자·농업 현장을 알리는 일정도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17일 국립식량과학원 중북부작물연구센터와 국립농업박물관, 수라청연합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을 방문해 농작물 육종 연구와 쌀 수확 후 관리·유통 과정을 살펴본다.
한국은 2002년 UPOV 5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품종보호제도 운영 경험과 심사 기술을 축적해 왔다. 국내 품종보호 출원·등록은 매년 500여건 규모로 이뤄지고 있으며 2024년 말 기준 세계 7위 수준이다.
국립종자원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제 심사기준 마련 과정에 국내 의견을 반영하고 종자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 국내 육성 품종 권리 보호와 진출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주필 국립종자원 원장은 “UPOV TWA 서울 개최는 우리나라가 국제 품종보호 논의의 주요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사”라며 “품종보호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성공적인 행사 개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