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이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자,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이 “철없는 소리”라고 맞받아치며 공개 충돌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도 장동혁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선거 패배 관련 지도부 책임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우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2대 4라는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를 두고 패배라는 평가도, 어려운 상황 속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며 “그 과정에서 지도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현 지도부 임기는 내년 8월까지지만 이후 총선을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지도부가 총선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도록 현 지도부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당원들의 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에 정식으로 제안한다”며 “모두 사퇴하고 다음 지도부를 위한 미래를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조 최고위원은 “역시 그런 철없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미숙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에 우 최고위원이 반발하며 “철없는 소리라니요”라고 반복하며 항의했다. 이에 조 최고위원은 “논쟁은 이따가 하자. 단둘이 조용히 하자”고 응수했다.
장 대표와 가까운 김민수 최고위원도 “당원들은 장 대표의 2년 임기를 알고 투표했다”며 “그런 안건은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비공개회의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 분들이 당이 아닌 개인의 계파를 위해 뛰려 한다”고 비판했다.
최고위원들의 공방을 굳은 얼굴로 바라보던 장 대표는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장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내에서 분출되는 여러 목소리에 매몰되면 정기국회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원들이 뽑아준 지도부는 당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언제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지도부에 어떤 선택을 요구하려면 먼저 110명의 의원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지도부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지금 1년 더 버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도부 총사퇴)요구를 계속할 것”이라며 “장동혁 대표가 있어야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장 대표와 현 지도부는 이제 역할을 마쳤고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주장했다.

한편 당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며 “장 대표의 리더십은 붕괴했고 이는 오롯이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진정 스스로 보수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