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과 연구, 행정 시스템 전반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가 AI 대전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대학을 밀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메인 특화형 강소대학에 대한 지원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희철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 특화트랙협의체 회장(인제대 컴퓨터·AI대학 학장)은 최근 정부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AI중심대학을 추가 선정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반색하면서도 여전히 강소대학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다는 점을 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존 SW중심대학 중 전환 대상 7개교를 AI중심대학으로 선정했는데 대부분 수도권 대학이 명단에 포함되면서 지역인재 유출과 지역대학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에 AI 인재 양성 지원사업의 지역 간 불균형을 완화하고 AI중심대학이 조기에 확산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 AI중심대학 8개교를 지역 대학으로 추가 선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AI 인재양성 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비수도권 대학이 주도적인 AI 교육·연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균형있게 성장하는 국가 AI 대전환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SW중심대학이 대학 규모와 교육 목표에 따라 일반트랙과 특화트랙으로 차별화한 것과 달리 AI중심대학은 아직 뚜렷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특화 분야에 강점을 가진 지역 중소 규모 대학의 참여를 확대할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특화트랙 참여 10개 SW중심대학(인제대·경운대·목원대·삼육대·신한대·국립창원대·한국공학대·한라대·한신대·한국항공대)만 해도 물류, 건강과학, 미래모빌리티, 항공산업 등 각 지역의 특화 분야를 기반으로 인재 양성에 힘써 지역과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제조업만 해도 다 같은 게 아니라 반도체부터 작은 부품에 이르기까지 요구되는 역량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AI 전문 인재 양성에도 도메인별로 특화된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인제대가 위치한 경남 김해는 기업 수 기준 전국 2위의 제조 중심 도시로 의생명·의료기기, 디지털물류, 스마트센서, 미래자동차, 지능형로봇을 5대 미래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집중 육성 중이다. 모두 SW와 AI 기술 경쟁력이 미래를 좌우하는 산업이다. 인제대 SW중심대학사업단이 지역 제조산업과 연계한 실무 중심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다.
김 회장은 “AI도 거대언어모델(LLM)로 대변되는 생성형 AI가 집중 조명을 받아왔지만 기업들은 이미 범용 AI(AGI)보다 산업 특화 AI(ASI)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ASI를 위해서는 도메인에 특화된 지식 기반과 산업 전문성을 AI에 입혀야 하는데 특화트랙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SW중심대학 특화트랙협의체는 그동안 추진해온 SW·AI 전공교육 혁신, 산학협력, 가치확산 등의 성과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한편 대학 간 경쟁보다는 상호 협력과 공동 성장을 통해 특화트랙의 강점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김 회장은 “큰 틀에서는 AI 모델이 물론 중요하지만 산업 AI 전환(AX)의 성패를 결정하는 건 결국 사람”이라며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AI중심대학의 특화트랙 신설은 지역과 국가 전체에 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