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외환 컴플라이언스에 AI 심는다

은행권 외환 내부통제 고도화 신호
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 전자신문 DB]
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 전자신문 DB]

우리은행이 외환 업무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다. 외환 거래 리스크 관리가 정교해지는 가운데 은행권 내부통제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외환 AI 스마트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구축한다. 사람이 중심이 돼 처리하던 외환 컴플라이언스 점검 업무를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사업은 외환 컴플라이언스 전용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은행은 운영 환경과 개발 환경을 분리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군을 구성한다.

핵심 장비는 엔비디아 H200급 GPU를 탑재한 분석 서버다. 운영 분석 서버에는 서버당 H200 141GB GPU 8개를 장착한다. 2대 기준 총 16개 GPU가 외환 컴플라이언스 운영 분석 업무에 투입되는 구조다. 개발 분석 노드까지 포함하면 전체 GPU 규모는 18개에 달한다.

우리은행이 외환 업무에 AI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하는 것은 국제 금융 규제 환경 변화와 맞닿아 있다. 외환 거래는 국가 간 자금 이동, 무역 거래, 해외 송금, 제재 리스크 등 복합적인 규제 요건을 수반한다. 거래 상대방, 송금 목적, 국가·지역, 거래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해 기존 룰 기반 점검만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리스크를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AI를 활용하면 외환 거래 데이터와 내부 심사 이력을 기반으로 이상 패턴을 탐지하고, 고위험 거래를 선별하는 업무를 정교화할 수 있다. 규정, 제재, 내부 기준과 거래 정보를 함께 분석해 담당자 판단을 보조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구체적인 AI 모델과 적용 업무, 자동화 범위는 시스템 구현 단계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영역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상거래탐지, 내부통제, 개발 지원 등 다양한 업무에 AI를 접목해왔다. 이번 외환 AI 스마트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AI 적용 범위가 외환 규제 준수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외환 컴플라이언스는 금융사고와 제재 리스크가 직접 연결되는 영역이다. 해외 송금, 수출입 거래, 외국환 신고, 제재 대상 거래 차단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은행 신뢰도와 대외 영업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우리은행이 별도 GPU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은 외환 업무 리스크 관리를 사후 점검 중심에서 사전 탐지·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외환 컴플라이언스 업무의 데이터 분석 속도와 위험 거래 선별 정교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 업무는 제재, 자금세탁, 무역 거래 리스크가 얽혀 있어 사람이 모든 패턴을 일일이 점검하기 어렵다”며 “AI 인프라를 활용하면 고위험 거래를 먼저 걸러내고 담당자가 판단할 수 있는 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