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대학입시인 '가오카오'가 치러지는 동안 일부 여성 수험생들이 생리 시기와 시험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약물 복용은 물론 각종 민간요법까지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가오카오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가오카오는 중국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대학 입학 여부뿐 아니라 향후 진로와 사회적 기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 교육 통계상 중등교육 과정의 학생 중 여성 비중은 절반가량이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여학생이 입시 일정과 월경 주기가 겹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부인과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류청러우는 여성 응시자의 약 30%가 시험 기간 중 월경을 경험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복통이나 컨디션 저하로 인해 시험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을 우려해 월경 시작 시점을 늦추는 방법을 찾았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사과식초를 꾸준히 마시거나 망고, 블루베리, 두리안 같은 과일을 섭취하면 월경을 미룰 수 있다는 경험담이 확산됐다.
한 수험생은 “시험 2주 전부터 마지막 시험일까지 매일 사과식초를 마셨는데 실제로 예정된 날짜보다 늦어졌다”며 “월경 기간에는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진다고 느껴 시험만큼은 최상의 상태로 치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는 것은 호르몬 성분이 포함된 단기 피임약이다. 일부 학생들은 부작용 가능성을 알고도 입시 압박감 때문에 복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는 “이 약은 여성 질환 치료에도 사용되는 만큼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고 시험에 집중하라”는 응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반면 기대와 다른 결과를 경험한 사례도 있었다. 평소 생리통이 심했다는 한 여학생은 입시를 앞두고 한 달 동안 약을 복용했지만 호르몬 변화로 극심한 두통을 겪었고, 결국 시험 당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성적이 평소 모의고사 평균보다 약 40점 낮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중요한 일정과 월경 시기가 겹칠 경우 약물을 활용해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개월 전부터 전문 의료진과 상담한 뒤 계획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가오카오 응시 인원은 약 1290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25% 늘어난 규모다. 중국에서는 단 1점 차이로도 수백 명의 순위가 바뀔 만큼 경쟁이 치열해 수험생들의 심리적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