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3년 가동을 시작해 여수국가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책임져 온 호남화력발전소 해체 작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한국동서발전은 해체 공정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2호기 보일러 구조물 발파 철거를 무사히 마무리하며 국내 노후 석탄화력 해체 사업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동서발전은 14일 전남 여수 호남화력 2호기 보일러 구조물 발파 철거 작업을 안전하게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업은 폭염과 태풍 등 여름철 기상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진행될 발전설비 해체 공사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호남화력은 1973년 1호기 준공 이후 2022년 1월까지 약 49년 가까이 운영되며 여수국가산업단지 전력 공급의 한 축을 담당했다.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2024년부터 본격적인 해체 공사에 착수했지만, 지난해 울산 보일러 사고 이후 전국 발전설비 해체 사업이 중단되면서 공정도 차질을 빚었다.
특히 해체가 진행 중인 대형 보일러 구조물이 장기간 노출될 경우 태풍과 강풍, 폭염 등으로 구조적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동서발전은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보일러 구조물 발파 철거를 우선 추진했다.
동서발전은 안전 확보를 위해 다층 안전관리 체계를 가동했다.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구조안전성과 안전관리계획을 원점에서 재검증하고, 구조물 변형을 실시간 감시하는 변위 측정 시스템과 붕괴경보기를 설치했다. 발파 공정에는 전담 안전감리를 배치하고 비상대피 훈련을 반복 실시하는 등 위험 요인을 최소화했다.
이 같은 준비를 바탕으로 이날 오후 4시 진행된 발파 작업은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작업이 국내 노후 화력발전소 해체 사업의 안전관리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1호기 보일러와 미분기동, 연돌 등 주요 설비 해체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력업계는 석탄화력 퇴출과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앞으로 노후 발전설비 해체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철거를 넘어 안전관리와 폐기물 처리, 부지 재활용까지 포함한 해체 산업이 새로운 에너지 산업 분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은 “철저한 안전관리와 현장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호남화력 2호기 보일러 구조물 발파 철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향후 진행될 후속 해체 공사에서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