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국내 위성 관측을 통해 슈퍼 태양폭풍이 저궤도 위성의 방사선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처음으로 규명했다.
천문연은 곽영실 박사 연구팀이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 탑재된 우주방사선 관측장비 '레오도스(LEO-DOS)'를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2024년 5월 10~12일(세계시 기준) 발생한 태양폭풍은 2003년 11월 이후 가장 강력한 규모로, 연구자들 사이에서 슈퍼 태양폭풍으로 불린다.
연구팀은 레오도스가 측정한 흡수선량 자료와 입자 개수 자료를 결합해 방사선 변화 원인을 양성자와 전자로 구분하고, 태양 고에너지 입자와 외부·내부 방사선대 입자의 영향을 각각 분리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태양폭풍이 절정에 달한 2024년 5월 11일 태양 고에너지 입자에 의한 흡수선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력한 태양폭풍이 저궤도 위성에 직접적인 방사선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태양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양성자가 평소보다 훨씬 깊은 지구 근처 영역까지 침투한 사실도 확인됐다.
태양폭풍 이후에는 전자에 의한 흡수선량 증가가 지속적으로 관측됐다. 이는 태양폭풍 종료 후에도 우주방사선 환경이 즉시 정상 상태로 회복되지 않고 상당 기간 위성 운용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내부 방사선대 양성자에 의한 흡수선량은 태양폭풍 직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위도 지역에서는 방사선 영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고위도 평균 흡수선량은 태양폭풍 이전보다 약 15배 증가해 극지방을 통과하는 저궤도 위성이 훨씬 높은 방사선 환경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입자 개수 중심 관측에서 나아가 위성과 인체가 실제로 받는 방사선 에너지량인 흡수선량을 직접 측정·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곽영실 천문연 기초천문연구본부장은 “국내 위성과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주방사선 관측장비를 활용해 인공위성이 실제 받는 방사선 에너지 변화를 직접 측정했다”며 “우주방사선 위험을 보다 현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정종일 천문연 박사는 “태양활동과 지자기 교란에 따라 방사선 위험이 증가하는 지역과 궤도를 파악함으로써 우주방사선 환경 모델 검증과 위성 전자장비 보호, 방사선 차폐 설계, 임무 운영 전략 수립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장기간 축적되는 관측자료를 통해 우주기상 위험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