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어야 조직에 보다 큰 동력이 생깁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 구성원들 스스로 AI 역량을 갖추면 미래로 향하는 동력이 배가될 것입니다. 이것이 현재 추진하는 인공지능 전환(AIX)의 핵심입니다.”
KIST가 AIX 본격화를 선언하고 전 직원 대상 교육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핵심 역할을 맡은 이제현 AIX 전략실장의 말이다. 그는 “과학기술의 AI 전환에는 깊은 전문성이 필요하며, 전문성을 갖춘 각 분야 구성원들이 스스로 AI 도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이번 AIX 목표”라고 피력했다.
'AI는 전문가가 만들어서 주는 것'이라는 인식도 깨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검색이 처음 등장했을 때 '정보검색사'가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결국 각자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활용하게 됐듯, AI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지금은 에이전트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AI 전환을 해야 하는 영역이 넓어지면서 소수의 전문가가 모든 분야에서 AI 전환을 실행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최근 도래한 자연어 기반 AI 코딩 방식, '바이브 코딩'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AI 도구를 만들고자 '파이선'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어, 목표 도달이 훨씬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만약 2년 전에 'AI 도구를 직접 만드시라'라고 말했다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겠지만, 바이브 코딩의 등장으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라며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이제현 KIST AIX 전략실장 “조직문화 전환으로 KIST AI 전환 이룰 것”](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17/news-p.v1.20260617.39ddafea581a4d0c9208a872b53bb3fe_P1.jpg)
기반은 마련됐지만, AI 관련 '조직문화' 전반을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다. 이에 직원 교육을 '부서장' 위주로 편성했다고 했다. 조직의 '윗분'들부터 감화시켜, 'AI의 싹'을 키워가자는 것이다. 이 실장은 “AI 전환을 시도하느라 시행착오를 겪는 것을 응원해주기보다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보는 부서장도 아직까지는 일부 존재할 것”이라며 “KIST 내 모든 부서장들이 이런 쓸데없는 짓을 보듬어주고, 격려케 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들 생각들은 이 실장이 오랜 기간 여러 조직에서 겪은 바를 반영한 것이다. 그는 '알파고 쇼크'가 전 세계를 휩쓸던 10년 전 삼성전자에 재직하며, 수많은 AI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과정을 봤다. 이후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재직하면서도 일부 인원에게 AI 전환 업무가 몰리면서 발생한 여러 시행착오들을 목도했다. 이에 '모두가 AI 개발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기관 내부에서 무르익은 AI 개발 역량, 열의가 하나의 큰 생태계를 이루게 하고 싶다고 했다. 이미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 실장은 “어떤 분은 구성원들이 AI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재를 만들어 원내 게시판에 공개하기도 했지만, 일이 늘어날까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능력자들이 많다”며 조직 내 신뢰를 바탕으로 이런 분들이 점차 자발적으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끝내는 AI가 KIST를 비롯한 우리 출연연 내에 새롭게 연구에 대한 열정을 북돋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