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숙성 기술로 고급 숙성 증류주 품질을 정밀 설계하는 '디지털 숙성 플랫폼'을 개발한다. 올해 연구에 착수해, 2030년 완료가 목표다.
18일 식품연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오랜 경험에 의존해온 증류주 숙성 과정을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데이터와 AI로 재현·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위스키와 같은 고급 증류주 품질 안정화 기반을 마련한다.
고급 증류주는 수년~수십 년 숙성과정 중 온도·습도·목재 특성 등 다양한 조건이 복합 작용한다. 동일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장인의 경험에 크게 의존해 재현성·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다. 이는 산업적 규모 확대의 주요 제약 요인이다.

김태완 식품연 발효융합연구단 박사팀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숙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향미 변화와 화학 반응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온도·시간·숙성기 조건에 따른 변화를 모델링해 특정 풍미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숙성 조건을 예측할 수 있다.
또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존에는 수년이 걸리던 실험을 단기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기반 숙성 예측' 기술로 다양한 조건을 시험하고, 최적 숙성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산림자원을 활용한 숙성기 개발과 연계해, 한국형 프리미엄 증류주(K-SPIRITS) 개발도 추진한다. 임업과 주류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산업 모델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완 박사는 “숙성은 단순히 시간이 흐르는 과정이 아니라 수많은 화학 변화가 축적되는 과학적인 과정”이라며, “이번 연구로 그동안 경험에 의존해 온 숙성 기술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고, 원하는 맛을 설계할 수 있는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발 기술은 장류, 식초, 치즈 등 다양한 숙성 식품에도 적용할 수 있어 향후 식품산업 전반으로 확장 가능한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