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주·전북·전남에서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에서 3개월간 응급실 미수용 사례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급대 현장체류 시간이 줄고 의료기관 기능에 따른 환자 분산 효과도 확인되면서 정부는 오는 9월까지 해당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지역별 시범사업에서 각기 다른 디지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향후 데이터 연동과 시스템 표준화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광주·전북·전남에서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오는 9월까지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한정된 응급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찾지 못해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했다.
시범사업 지역은 구급대, 시·도 구급상황관리센터, 응급의료기관, 광역상황실 간 환자 정보 공유와 수용 가능 여부 확인 절차를 정비했다. 지역 내 대응이 어려운 질환이나 상황은 광역상황실과 연계해 전국 단위로 이송 병원을 찾거나 이송·전원 병원을 통합 선정하도록 했다. 필요할 경우 우선 수용병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시범사업 기간 강제 지정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중증응급환자 이송병원 결정 위원회(FLT)'를 운영해 이송 지연 사례 27건을 조정했다. 광주 지역 6개 응급의료기관 당직 의사와 구급대, 광역상황실이 실시간 참여해 병원 선정이 어려운 환자 수용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전북은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활용해 구급대와 응급의료기관 간 환자 정보 공유와 수용 문의 속도를 높였다. 그 결과 구급대의 병원 선정 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3분 15초 줄어든 평균 8분 40초로 집계됐다. 구급상황관리센터의 병원 선정 시간은 7분 46초로 전년 동기보다 7분 4초 줄었다.
전남은 광주 소재 의료기관과 연계를 강화하고 광역상황실 지원 요청을 활성화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료자원 문제를 보완했다. 시범사업 기간 광주·전라 광역상황실이 접수한 이송병원 선정 지원은 총 123건(전북 62건, 전남 55건, 광주 6건)이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중증환자 기준 구급대 현장 체류 시간은 광주가 평균 16분 6초로 전년 동기보다 1분 24초 줄었다. 전북은 12분 54초로 24초 단축됐다. 전남은 13분으로 18초 늘었지만 시범사업 미실시 유사 지역과 비교하면 짧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병원 선정 과정의 효율성도 개선됐다. 구급대가 광역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하기 전 문의한 의료기관 수는 2025년 평균 5.8개소에서 시범사업 기간 평균 3.8개소로 줄었다. 광역상황실이 병원 선정을 위해 문의한 의료기관 수도 평균 6.5개소에서 6.1개소로 감소했다. 병원 선정 처리시간 중위값은 27분에서 18분으로 줄었다.
응급의료기관 기능에 따른 환자 분산 효과도 나타났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 수용은 2025년 일평균 35.6명에서 올해 5월 47.8명으로 늘었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의 경증환자 수용은 같은 기간 일평균 79.2명에서 86.8명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권역센터는 중증환자 중심,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경증환자 중심으로 역할 분담이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9월 안에 전국 확산을 목표했지만 앞서 응급이송 혁신을 시도한 인천을 비롯해 대구·경북 지역과 광주·전북·전남 지역이 각기 다른 디지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됐다. 전국 확산 과정에서 지역별 시스템 간 데이터 연동과 정보활용 체계를 표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지역별 각 시스템간 데이터를 원활하게 연동하고 타 지역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