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 '모로코 캡틴' 성폭행 혐의로 재판 회부… 법원, 하키미 항소 기각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모로코 대표팀으로 뛰고 있는 야수라프 하키미. 사진=AFP 연합뉴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모로코 대표팀으로 뛰고 있는 야수라프 하키미. 사진=AFP 연합뉴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 중인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아슈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가 성폭행 혐의로 프랑스 법정에서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현역 국가대표팀의 핵심 리더가 월드컵 본선 무대 도중 형사 재판에 회부됨에 따라 모로코 대표팀의 향후 행보에도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베르사유 항소법원은 하키미 측이 제기한 기소 불복 항소를 최종 기각하고 그를 성폭행 혐의로 정식 기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법원은 그동안 진행된 수사 기록과 사법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검찰이 하키미를 상대로 정식 재판을 청구하기에 충분하고 신빙성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3년 3월, 당시 23세였던 한 여성이 프랑스에 위치한 자신의 자택에서 하키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사건을 접수한 프랑스 낭테르 검찰청은 즉각 집중 수사에 착수했으며, 법원은 올해 2월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키미를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1심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키미 측은 1심 판결에 무죄를 주장하며 즉각 항소했으나, 상급 법원인 베르사유 항소법원이 이를 기각함에 따라 정식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다만 법원은 구체적인 첫 재판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법원의 항소 기각 결정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하키미는 월드컵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그는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당일 미국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경기에 모로코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로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편, 재판 회부 소식이 전해지자 하키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정의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당신이 유명인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자신을 둘러싼 혐의가 유명세를 노린 기획된 주장임을 시사했다.

이어 하키미는 “그동안 품위를 지키고 인내하며 사법 시스템의 올바른 결정을 믿었기에 수년간 침묵을 선택해왔다”라며 “첫날부터 이 재판을 기다려왔고, 이제는 오히려 재판이 기대된다. 드디어 법정에서 내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