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죽음 풀 열쇠 찾았다…천문연 연구진, '희귀 왜소신성' 발견

왜소신성의 구조를 보여주는 그림. (천문연 제공)
왜소신성의 구조를 보여주는 그림. (천문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기존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희귀 왜소신성을 발견하며 별의 진화와 죽음 과정을 밝힐 새로운 단서를 확보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김상철 박사가 주도하는 초신성 탐사 관측 연구진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과 제미니 망원경을 활용해 일반적인 왜소신성보다 공전주기가 더 짧은 특이 왜소신성 'KSP-OT-202104a'를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왜소신성은 백색왜성과 동반성이 이루는 쌍성계에서 물질 이동으로 인해 밝기가 갑자기 증가하는 천체 현상이다. 초신성이나 신성보다 폭발 규모는 작지만 발생 빈도가 높아 별의 노년기와 최후를 연구하는 중요한 대상으로 꼽힌다.

연구진이 발견한 KSP-OT-202104a의 공전주기는 72분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인 왜소신성의 최소 공전주기로 알려진 76분보다 짧은 수치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이처럼 짧은 공전주기를 가진 왜소신성은 10개만 보고됐으며, 이번 발견으로 그 수가 10개가 됐다.

특히 연구진은 2022년 발견한 KSP-OT-201701a에 이어 이번 천체까지 찾아내며 전 세계 희귀 왜소신성 10개 가운데 2개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전주기가 짧다는 것은 두 별 사이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기존 별 진화 이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천문학계의 주요 연구 과제로 남아 있다.

학계에서는 질량이 작은 동반성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진화한 상태이거나 헬륨 함량이 높고 무거운 원소 비율이 낮은 특성을 가졌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발견은 한국이 구축한 KMTNet의 24시간 연속 관측 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MTNet은 지구 곳곳에 설치된 망원경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구 자전에 관계없이 천체를 연속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영대 천문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KMTNet의 연속 관측 역량과 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급 제미니 망원경의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 사례”라며 “관측 자료 확보뿐 아니라 이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연구 역량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상철 박사는 “초신성 탐사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왜소신성을 발견한 것은 탐사 자료가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는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별이 죽음에 이르는 또 다른 진화 경로가 존재하는지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