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은 “오염된 주제”라는데…정청래, 오늘도 “보완수사권 폐지”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정치 쟁점으로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꺼냈다.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가 강성 지지층을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는 평가 속에 당정 간 엇박자가 다시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답”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 들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지난 12일에는 돌연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는 짧은 메시지를 썼고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약 10일에 걸쳐 세 차례나 '보완수사권 폐지'를 언급한 것이다.

다만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여론은 사뭇 달랐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유튜버 김어준씨의 여론조사 업체 '꽃'은 지난 12~13일 진행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보완수사권 존폐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15일 공개한 해당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03명 중 보완수사권 유지하자는 의견은 52.8%로 과반을 차지했다. 폐지는 40.1%에 그쳤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 찬성이 64.7%를 기록하는 등 유지하자는 응답(27.4%)을 크게 앞섰다. 정 대표가 연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꺼낸 것이 선명성을 드러내 차기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내 강성 지지자들의 지지를 끌어오겠다는 의도로 읽히는 이유다.

반면에 이 대통령은 정 대표의 입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줄곧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동의하면서도 이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유럽·G7 순방 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검찰이) 온갖 사건을 조작·왜곡하고 누군가에게는 불이익을 주고 누군가에게는 이익을 주기 위해서 (권한을) 남용·악용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주 최소한의 엄격한 조건 하에 아주 최소한만 하면 좋겠다. (검찰이) 보완수사는 안 하는 게 맞는데, 악용될 여지가 없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까지 다 봉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악용 여지가 있어 걱정이면 악용되지 않게 만들면 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특히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에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성장·민생·경제 등 정책 추진 속도를 빠르게 하려는 상황에서 자칫 불필요한 논란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읽힌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바라보는 민주당 지지층과 전체 여론 사이의 시각차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오염된 주제라는 측면도 있다. 완전히 순수한 상태는 아니다. 이미 정치적 슬로건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이만큼(커다랗게) 만들 필요는 없다. 예외적인 부분은 예외적으로 접근하면 된다”면서 “너무 그걸(보완수사권 이슈를) 키울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한 “내가 '정치적인 이익을 한번 챙겨봐야지' 이렇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논의해서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포인트), 접촉률과 응답률은 31.9%와 10.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