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법 개정안에 플랫폼 업계 공개 지적…“형사책임 과도”

국토교통부는 23일 경기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개최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박준규 서울대 교수,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안종욱 안양대 교수, 이광재 항공우주연구원 부장, 이봉주 서울시 공간정보과장.
국토교통부는 23일 경기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개최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박준규 서울대 교수,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안종욱 안양대 교수, 이광재 항공우주연구원 부장, 이봉주 서울시 공간정보과장.

정부가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일부개정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공개한 가운데 보안처리 규정을 두고 플랫폼 업계가 보완을 요구했다. 민간 기업의 보안처리 대상과 의무 발생 시점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형사책임부터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우려다. 내비게이션처럼 실시간으로 정보를 갱신하는 지도 플랫폼에 건별 사전 심사를 요구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3일 국토부가 경기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개최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에 업계를 대표해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날 공청회는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하위법령에 대한 산·학·연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법안은 12월 3일 시행 예정으로, 국토부는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 제35조의6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기업의 보안처리 의무를 담고 있다. 민간이 자체 구축한 공간정보에 군사시설과 국가중요시설 등이 표시되지 않도록 보안처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국토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내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위성영상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보안성 검토와 보안처리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 시행령 개정안은 제23조와 제24조에 관련 내용을 구체화했다.

이에 대해 인기협은 개정안과 시행령의 보안처리 기준과 절차가 불명확해 민간 사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기 인기협 사무총장은 우선 민간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공간정보까지 포괄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조 사무총장은 “국가가 제공한 공간정보뿐 아니라 민간이 적법하게 구축한 자체 정보에도 보안처리 의무가 적용될 수 있다”면서 “보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전면 삭제보다 흐림 처리나 해상도 조정처럼 덜 침해적인 수단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안시설 목록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형사책임까지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조 사무총장은 “보안처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시정명령에도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면서 “형사처벌과 연계되는 만큼 처리 대상과 판단 기준, 보안성 검토 절차를 시행령에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지도 서비스에 일률적인 사전 심사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사무총장은 “지도 플랫폼에는 이용자 신고와 자체 수집을 통해 매일 수많은 장소와 도로 정보가 추가된다”면서 “모든 변경 사항을 서비스에 반영하기 전에 보안성 검토를 받도록 하면 검토가 끝날 때까지 데이터 배포를 중단해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도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나 플랫폼 서비스에는 사후 관리나 주기적인 일괄 심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도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지도 데이터에 보안처리 절차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핵심 쟁점으로 인정했다. 법 시행 전 계도기간을 둘 가능성도 언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시간 API에 주기적인 일괄 심사를 적용하자는 의견에 대해 “하위 규정이나 시행령에 담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개정안을 12월 3일 시행할 예정이다. 대통령령인 '국가공간정보센터 운영규정'과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시행령'은 각각 다음 달 20일과 27일까지 입법예고한다.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과 '공개제한 공간정보 보안심사규정', '공간정보 보안처리지침' 세부 내용은 추후 공개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