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방제보다 빠른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국가방제벨트' 구축해 대응

25일 이용권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이 정부대전청사에서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와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25일 이용권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이 정부대전청사에서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와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기후변화 등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산림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5년 사이 피해 규모가 4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발생한 피해고사목은 177만 그루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림청이 25일 발표한 '2026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16개 시·도, 166개 시·군·구에서 발생한 피해고사목은 총 177만 그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49만 그루)보다 28만 그루 증가한 수치다. 2022년 38만 그루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피해는 일부 지역에 집중됐다. 경북 포항·경주·안동, 경남 밀양·창녕, 울산 울주군, 경기 양평군 등 이른바 '극심·심지역'에서 발생한 피해목이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전국 166개 시·군·구 가운데 피해고사목이 5만 그루를 넘는 극심 지역은 6곳, 3만~5만 그루 규모의 심지역은 21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불 발생 위험과 집단 감염 가능성이 큰 특별방제구역은 기존보다 대폭 확대돼 총 19만㏊에 달했다.

산림청은 이번 방제기간 동안 피해고사목 111만 그루와 감염 우려가 있는 기타고사목 198만 그루 등 총 309만 그루를 제거했다.

또 소나무 숲을 재선충병에 강한 수종으로 바꾸는 수종전환 방제 3126㏊와 예방 나무주사 2만9000㏊도 시행했다.

산림청, 방제보다 빠른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국가방제벨트' 구축해 대응

방제 방식도 변화를 줬다. 훈증 처리에 따른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집·파쇄 방식의 방제 비율을 기존 56%에서 86%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방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선충병의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신규 발생(재발생 포함) 지역은 12개 시·군·구에 달했다.

산림청 분석 결과 감염목의 불법 이동 등 인위적 확산이 5개 지역, 자연 확산이 4개 지역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3개 지역은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빨라지고 기간도 길어지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졌다.

여기에 감염된 소나무 무단 이동이 더해지면서 병해충이 매개충의 자연 이동 범위를 넘어 전국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산림청은 방제 품질 문제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현장 점검을 통해 부실 방제를 수행하는 산림사업법인과 산림조합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방제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량 차이도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피해고사목 발생량 대비 실제 제거된 피해목 비율인 방제율은 63%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급증하는 피해 규모에 비해 방제 역량과 예산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은 올해 초 수립한 '국가방제전략(2026~2030)'을 통해 국가 주도의 대대적인 대응에 나선다.

전략에는 400㎞ 이상 국가방제벨트 구축, 전국 산림을 100m×100m 단위의 630만 개 셀로 관리하는 정밀 예찰체계 도입, 친환경 방제기술 및 내병성 품종 개발 등이 포함됐다.

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전국 41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2028년까지 재선충병 청정지역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용권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피해지역 소나무의 무단 반출을 자제하고, 스마트 산림재난앱을 통한 부실 방제 신고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