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호남 반도체는 특혜 아닌 국가적 대의…갈등조장 안돼”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며 정치권을 향해 지역 갈등 조장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반도체 호남 입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협조해 주시고,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 갈라치기나 지역 갈등 조장은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발전사는 눈부신 성취의 역사인 동시에, 심각한 불균형과 차별의 누적과정이기도 하다”며 “지방 소멸은 이제 단순한 균형 발전의 문제를 넘어 '국가 생존'을 위협하는 당면 과제가 되었고, 균형발전은 이제 대한민국 핵심 생존전략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마주한 불균형의 역사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전체의 소외, 정치적 목적의 영·호남 차별정책에 따른 호남 소외, 호남 내부의 지리적·경제적 이유에 따른 전북 소외라는 세 가지 층위의 차별과 소외를 낳았다”며 “이 오랜 세 가지 차별과 소외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의 입지 경쟁력을 강조하며 “그 해답의 중심에 서남해안이 있다”면서 “서남해안은 발전에서 장기소외되었던 탓에 역설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광활하고 안정된 가용토지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용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핵심 화두인 RE100을 충족할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까지 갖추고 있어, 반도체와 AIDC 등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최첨단 미래산업의 세계적 최적지로 꼽힌다”며 “정부가 도로, 용수, 전력, 인력, 문화, 교육, 주거 등 정주여건과 기반시설을 과감하고 충분하게 지원해 준다면, 호남은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중심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용수와 전력이 한계에 다다른 수도권의 기존 반도체클러스터 구축 계획은 앞당겨 신속히 추진하되, 동시에 제2의 대규모 집적단지를 초고속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며 “장기 소외에 따른 고통과 설움을 겪었던 호남에게는 지금까지의 2중 차별이 예상 못한 큰 기회의 원천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화위복을 통해 상전벽해를 만들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호남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대대적 지원 속에 관련 기업의 결단으로 가장 합리적인 반도체 산업 중심지를 추가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 균형 발전을 이뤄내고, 뿌리 깊은 지방 차별과 영·호남 갈등을 완화할 국가적 대의(大義)를 실천하는 것”이라며 “치열하게 논쟁하되 이제는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갈등과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소모적 정치투쟁은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생존 목표를 위해, 모두가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9일 예정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이 정부의 기업 투자 유도와 정치적 의도를 문제 삼자 이 대통령이 직접 반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