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기업용 AI 전략을 전면 재편하며 자사의 주요 AI 에이전트 제품 세 가지를 하나로 통합한다.
중국 IT 매체 Zhidx는 지난 2일 알리바바가 데스크톱 AI 에이전트인 'QoderWork'를 중심으로 딩톡(DingTalk)에서 개발한 기업 협업 AI 'Wukong'과 알리바바 클라우드 내부 스타트업이 개발한 에이전트 실행 엔진 'MuleRun'을 심층 통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통합은 최근 딩톡 경영진 교체 이후 추진되는 첫 대규모 AI 전략 개편으로, 알리바바가 여러 개 AI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용 AI 플랫폼을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새롭게 통합되는 제품은 지난 6월 중순 딩톡 CEO와 Wukong 사업부 CEO를 동시에 맡은 천위센이 총괄할 예정이다.
세 가지 제품은 모두 기업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지만 각각 다른 영역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26년 1월 출시된 QoderWork는 데스크톱 환경에서 문서와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제어하는 AI 에이전트며, 같은 해 3월 공개된 Wukong은 딩톡 기반 기업 협업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2025년 9월 선보인 MuleRun은 에이전트 실행과 업무 프로세스(SOP) 재사용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기업 생산성 시장에서는 기능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 개별 운영만으로는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외부 경쟁도 통합을 서두르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는 데스크톱 AI 에이전트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바이트댄스의 Coze와 Feishu Agent, 텐센트의 WorkBuddy 등 경쟁 제품들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도 내부 경쟁을 줄이고 하나의 대표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합 작업은 최근 조직 개편으로 추진력을 얻게 됐다. 천위센이 딩톡과 Wukong 사업을 동시에 맡으면서 MuleRun과 Wukong 조직의 통합이 진행됐고, 여기에 QoderWork까지 결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세 가지 제품 모두 독립 서비스로 일정 수준의 시장 검증을 마친 만큼 하나의 기업용 AI 플랫폼으로 통합할 시점이 됐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가 통합 플랫폼의 중심을 QoderWork로 선택한 것도 주목된다. 중국 매체 Zimubang에 따르면 우융밍 알리바바 CEO는 내부 회의에서 QoderWork가 그룹 내 AI 제품 가운데 일간 활성 이용자(DAU), 주간 활성 이용자(WAU), 토큰 사용량 모두 1위를 기록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알리바바 AI 제품 가운데 가장 시장 검증이 완료된 서비스라는 평가다.
제품 구조 측면에서도 QoderWork는 운용체계(OS) 수준의 AI 플랫폼이라는 비전에 가장 부합한다. 로컬 PC에서 직접 파일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MCP(Model Context Protocol)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어 AI가 컴퓨터를 대신 사용하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Wukong은 SaaS 기반 협업 서비스에, MuleRun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에이전트를 실행하는 기능에 각각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합 이후 QoderWork가 데스크톱 인터페이스를 담당하고 MuleRun이 에이전트 실행과 업무 자동화 엔진 역할을 수행하며, Wukong과 딩톡이 기업 조직과 협업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천위센이 MuleRun 개발 과정에서 제시했던 'SOP 우선, 대규모 언어모델은 그 다음'이라는 철학도 새 플랫폼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는 여러 과제도 남아 있다. 개인용 데스크톱 환경을 중심으로 설계된 QoderWork와 기업 보안 및 협업 중심의 Wukong, MuleRun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해야 하는 만큼 보안과 권한 관리 체계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또 알리바바 클라우드, 내부 스타트업, 딩톡 조직 간 문화 차이를 조율하는 문제와 개인용·기업용 서비스의 상이한 과금 체계를 통합하는 작업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알리바바는 이번 통합과 관련해 기존 QoderWork, Wukong, MuleRun 서비스는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며, 기존 이용자 데이터와 서비스 이용 권한은 그대로 유지돼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