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페이가 최근 3개월간 인공지능(AI) 전략을 단계적으로 공개하며 AI 에이전트 시대를 겨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5월에는 AI 에이전트 거래를 위한 결제 및 신뢰 인프라를 선보였고, 6월에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 AI 기반 알리페이를 출시했다. 이어 7월에는 다양한 기기와 대형언어모델(LLM), 서비스 사업자를 연결하는 AI 오픈 플랫폼을 공개하며 AI 전략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알리페이는 AI 시대의 핵심 변화가 사람과 서비스의 상호작용 방식에 있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는 사용자가 직접 앱을 실행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야 했지만,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면 AI가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 예약과 결제까지 모두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사람보다 AI 에이전트가 서비스를 탐색하고 실행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기존의 앱 중심 경쟁 대신 AI가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알리페이는 AI 에이전트가 실제 상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결제와 신뢰 체계를 강화했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권한을 위임받아 결제를 실행하고 거래 기록과 책임 소재를 추적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토콜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AI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소비와 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어 공개한 AI 기반 알리페이는 기존 앱 구조를 대폭 단순화했다. 사용자는 복잡한 메뉴를 탐색하는 대신 대화창에서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공공서비스 조회, 교통 예약, 티켓 구매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 알리페이는 이를 통해 '사람이 서비스를 찾는 방식'에서 '서비스가 사람을 찾아오는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이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7월 공개된 AI 오픈 플랫폼은 이러한 서비스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AI 안경, 웨어러블 기기, IoT 기기, 다양한 LLM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존에는 사업자가 플랫폼마다 별도의 시스템을 개발해야 했지만, 알리페이는 한 번의 연동만으로 여러 기기와 AI 환경에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알리페이는 이러한 전략이 다른 중국 기술기업들과 차별화된다고 강조한다. 텐센트가 위챗 중심의 자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화웨이가 하드웨어와 운용체계를 중심으로 AI를 확대하며, 바이두와 바이트댄스가 LLM과 개발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알리페이는 다양한 플랫폼과 기기를 연결하는 개방형 거래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리페이는 AI 상용화의 핵심 역시 실제 거래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생성형 AI 서비스는 구독료나 API 사용료 중심의 수익 모델을 갖고 있지만, AI 에이전트가 예약과 주문, 결제까지 수행하게 되면 실제 소비 활동과 연결된 새로운 수익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하나의 명령만 입력하면 AI가 식당 예약과 영화 예매, 교통편 예약, 결제까지 모두 처리하는 형태가 대표 사례로 제시된다.
이 과정에서 개별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의 '업무(Task)'가 거래 단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사업자 서비스가 하나의 AI 에이전트 안에서 결합되면서 기존 플랫폼 중심의 경쟁보다 서비스 간 협업이 중요해지고, 중소사업자도 다양한 AI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리페이는 이미 외식, 모빌리티, 지도 서비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AI 오픈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사업자와 AI 모델, 스마트 기기가 연결될수록 전체 생태계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조사업체들은 AI 에이전트 기반 상거래가 향후 수조달러 구모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에스크로 결제와 모바일 결제에 이어 AI 에이전트 시대에도 거래 신뢰와 상호운용성을 지원하는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단순한 AI 서비스 경쟁을 넘어 다양한 기기와 플랫폼, 사업자를 연결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차세대 디지털 상거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이번 AI 전략의 핵심이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