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총 9500억달러(약 1390조원) 규모의 AI·반도체 협력과 관련해 정부의 마중물 역할을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기업 간 협력을 연결하고 국가 차원의 기반을 마련해 가능했던 성과라는 설명으로 기업 성과에 정부가 숟가락을 얹었다는 일각의 비판에 선을 그은 셈이다.
하 수석은 2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간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이들이 개별적으로 하기엔 프로젝트(규모)가 너무나 크다”라며 “어떤 나라든지 정부가 들어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 수석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고 되짚었다.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협력을 하나의 국가 AI 전략과 연결하고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몫이었다는 의미다. 기업이 주인공이라면 정부는 판을 만들고 실행을 뒷받침하는 역할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표적인 라이벌이자 앙숙인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한 자리에 선 것도 한국의 산업적 위상과 이 대통령의 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 받는다.
하 수석은 “이 정도 규모의 팹·데이터센터를 만드려면 어마어마한 양의 전기·물과 함께 인프라·인력 양성도 필요하다”면서 “이 정도의 인프라를 갖추는 건 아주 큰 대도시 몇 개를 만드는 정도의 규모다. 여기엔 국가 지원이 들어가야 하고 제도적인 정비 등 모든 것이 다 갖춰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 출범 이후 작년부터 계속 추진을 해왔고 우리가 조금 앞서나가는 부분이 있다”면서 “그래서 전 세계 빅테크 CEO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되게 만나고 싶어 한다. 서로 경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 대통령이 안 갔으면 (주요 빅테크 CEO들이) 서로 모이기는 아마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들이 한국 대통령을 되게 만나고 싶어 한다. 이 사람들은 한국을 중요시하고 있고 한국과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으로 이어지는 의미도 설명했다. 하 수석은 “하나의 큰 풀스택(Full Stack)으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하는 건데, 이 작업은 (반도체를) 한국 내에서만 쓰려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후 “글로벌 빅테크는 한국의 메모리가 필요하고 한국 기업과 같이 작업을 해야만 미래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3대 메가프로젝트는 단순히 국내용이 아니고 글로벌한 변화를 가져오는 큰 기반이 될 것이고 빅테크들도 이를 인지하고 변화를 (함께) 만들어보자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AI 등 첨단산업으로부터 창출된 성과와 투자의 과실을 온 국민이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 수석은 “경제 전체적으로 골고루 퍼져서 선순환할 수 있게 만들려고 작업을 하고 있다. 몇 년 지나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추과세수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도움될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잘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