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태양광 폐패널도 규제특례…내년부터 실증
튀김부스러기서 SAF 원료 확보…순환경제 신시장 육성

정부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실리콘과 타겟 등 폐자원에서 규소·구리·티타늄·텅스텐 등 핵심광물을 회수하기 위해 규제 문턱을 낮춘다. 폐배터리와 태양광 폐패널까지 핵심광물 회수 대상을 확대해 폐기물을 첨단산업의 새로운 자원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순환경제 분야 '기획형 규제특례(규제샌드박스)' 3개 과제를 추진할 사업자를 16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필요한 실증과제를 먼저 제시하고 적합한 기술을 가진 기업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반도체 공정 폐자원의 자원화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한 실리콘과 타겟 등에는 규소·알루미늄·구리·티타늄·텅스텐 등 핵심광물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회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국내 재활용 시장과 관련 처리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
정부는 관련 회수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폐자원의 보관·운반·처리 과정 등에 규제특례를 적용한다. 실증을 통해 유해성과 경제성 등을 검증한 뒤 폐기물로 관리하던 해당 부산물을 '순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용도와 기준 등 관리체계 마련을 추진한다. 실증에는 반도체 업계와 핵심광물 회수기업, 폐기물 수집·운반업체 등이 참여할 수 있다.
폐배터리와 태양광 폐패널의 핵심광물 회수도 본격화한다. 사용후 배터리 글로벌 시장은 2030년 70조원에서 2040년 230조원, 2050년 60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도 2027년 2645톤에서 2032년 9632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존 재활용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거나 별도 기준이 없어 사업화하지 못했던 신기술의 실증을 허용하고 규제 개선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항공유(SAF) 원료 확보에도 폐자원을 활용한다. 내년부터 SAF 1% 혼합의무가 시행되는 데 맞춰 폐식용유에 집중된 원료 공급원을 다각화한다. 현재 음식물류 폐기물로 분류돼 석유대체연료 원료로 활용하기 어려운 튀김부스러기에서 유분을 추출·정제해 SAF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실증한다.
규제특례를 승인받은 기업은 기본 2년, 추가 2년까지 실증할 수 있다. 정부는 과제당 실증사업비 최대 1억2000만원과 책임보험료 최대 2000만원 등을 지원한다. 실증은 내년부터 추진하고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한다.
김고응 기후부 자원순환국장은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인 핵심광물의 확보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폐자원 내 핵심광물 회수를 위해 다각적 지원을 추진하고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